[2015/09/17] 우리말) 수치레

조회 수 3008 추천 수 0 2015.09.17 11:25:30

오늘 소개할 낱말은 '수치레'입니다.
"좋은 운수를 만나 행운을 누림. 또는 그 행운."을 뜻합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네요.
오늘은 멋진 낱말 하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치레'를 아실 겁니다.
몇몇 이름씨(명사) 뒤에 붙어 "치러 내는 일"이라는 뜻을 더하는 뒷가지(접미사)입니다.
병치레, 손님치레 따위가 그런 겁니다.
"겉으로만 꾸미는 일"이라는 뜻을 더하기도 하는데,
말치레, 인사치레가 그런 낱말이죠.

오늘 소개할 낱말은 '수치레'입니다.
"좋은 운수를 만나 행운을 누림. 또는 그 행운."을 뜻합니다.

맑고 시원한 날씨처럼 오늘도 수치레하시길 빕니다.
굳이 내가 수치레하지 않더라도,
남들이 수치레하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을 것 같은 날씨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쥐꼬리와 쥐 꼬리]

안녕하세요.

어젯밤에 여기저기서 큰불이 났었군요.
날씨가 몹시 건조하니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경험에 비춰보면 사고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더군요.
사소한 것을 무시하고 넘어가지 말자는 뜻으로 오늘은 쥐꼬리를 알아볼게요.

'쥐꼬리'는 쥐 꼬리가 길지 않다는 데서 따와 "매우 적은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나 '쥐 꼬리'처럼 두 낱말을 띄어 쓰면 말 그대로 쥐의 꼬리를 뜻합니다.
'밤손님'은 도둑놈이지만,
'밤 손님'은 밤에 오신 손님이고,
'뱀눈'은 독살스럽게 생긴 눈이지만,
'뱀 눈'은 뱀의 눈입니다.
'작은 아버지'는 키가 크지 않은 아버지이지만,
'작은아버지'는 아버지의 동생이고,
'큰 코 다치다'는 커다란 코를 다친 것이지만,
'큰코다치다'는 크게 봉변을 당하다는 뜻입니다.
'물 먹다'는 물을 마시는 것이고,
'물먹다'는 
시험에서 떨어지거나 직위에서 떨리어 나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우리말은 띄어쓰기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게 참 많습니다.

띄어쓰기와 붙여쓰기를 가르는 것은,
각각의 낱말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낱말 별로 띄어 쓰나
두 낱말이 합쳐져서 뜻이 달라진다면 합성어로 보고 붙여 쓰시면 됩니다.

'윗사람'이 '뱀눈' 뜨기 전에 열심히 일합시다.
그래야 '큰코다치지' 않고 '쥐꼬리'만한 월급이라도 받죠.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06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606
136 [2007/01/23] 우리말) 들러리 id: moneyplan 2007-01-23 4197
135 [2007/01/22] 우리말) 쉼표와 마침표 id: moneyplan 2007-01-22 4523
134 [2007/01/19] 우리말) 외교부가 하는 꼬라지 하고는... id: moneyplan 2007-01-19 4715
133 [2007/01/18] 우리말) 두루말이 화장지/두루마리 화장지 id: moneyplan 2007-01-19 5300
132 [2007/01/17] 우리말) 졸가리/줄거리 id: moneyplan 2007-01-17 5723
131 [2007/01/16] 우리말) 낫잡다/낮잡다 id: moneyplan 2007-01-16 4538
130 [2007/01/15] 우리말) 책거리/책걸이/출판기념회 id: moneyplan 2007-01-15 4206
129 [2007/01/13] 우리말) 싸다/저렴하다, 이르다/빠르다, 접수/제출 id: moneyplan 2007-01-15 4320
128 [2007/01/12] 우리말) '들쳐메다'가 아니라 '둘러메다'입니다 id: moneyplan 2007-01-12 6134
127 [2007/01/10] 우리말) 집가심 id: moneyplan 2007-01-12 4389
126 [2007/01/09] 우리말) 동지나해 id: moneyplan 2007-01-10 4228
125 [2007/01/09] 우리말) 눈 덮인 산 id: moneyplan 2007-01-09 4319
124 [2007/01/08] 우리말) 카드사 수수료 인하 거부 id: moneyplan 2007-01-08 3991
123 [2007/01/06] 우리말) 단출, 차지다, 더 이상 id: moneyplan 2007-01-08 4362
122 [2007/01/05] 우리말) 황당/당황/깜짝 놀라다 id: moneyplan 2007-01-05 4735
121 [2007/01/04] 우리말) 두껍다와 두텁다 id: moneyplan 2007-01-04 5006
120 [2007/01/03] 우리말) 어제 시무식에서 들은 말 id: moneyplan 2007-01-03 5008
119 [2007/01/02] 우리말) 담배를 꼭 끊어보겠다는 큰 보짱이 있습니다 id: moneyplan 2007-01-02 4556
118 [2006/12/31] 우리말) 올 한 해를 뒤돌아볼까요 되돌아볼까요? id: moneyplan 2007-01-02 4169
117 [2006/12/29] 우리말) 하일라이트가 아니라 하이라이트 id: moneyplan 2006-12-29 5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