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7] 우리말) 수치레

조회 수 2997 추천 수 0 2015.09.17 11:25:30

오늘 소개할 낱말은 '수치레'입니다.
"좋은 운수를 만나 행운을 누림. 또는 그 행운."을 뜻합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네요.
오늘은 멋진 낱말 하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치레'를 아실 겁니다.
몇몇 이름씨(명사) 뒤에 붙어 "치러 내는 일"이라는 뜻을 더하는 뒷가지(접미사)입니다.
병치레, 손님치레 따위가 그런 겁니다.
"겉으로만 꾸미는 일"이라는 뜻을 더하기도 하는데,
말치레, 인사치레가 그런 낱말이죠.

오늘 소개할 낱말은 '수치레'입니다.
"좋은 운수를 만나 행운을 누림. 또는 그 행운."을 뜻합니다.

맑고 시원한 날씨처럼 오늘도 수치레하시길 빕니다.
굳이 내가 수치레하지 않더라도,
남들이 수치레하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을 것 같은 날씨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쥐꼬리와 쥐 꼬리]

안녕하세요.

어젯밤에 여기저기서 큰불이 났었군요.
날씨가 몹시 건조하니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경험에 비춰보면 사고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더군요.
사소한 것을 무시하고 넘어가지 말자는 뜻으로 오늘은 쥐꼬리를 알아볼게요.

'쥐꼬리'는 쥐 꼬리가 길지 않다는 데서 따와 "매우 적은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나 '쥐 꼬리'처럼 두 낱말을 띄어 쓰면 말 그대로 쥐의 꼬리를 뜻합니다.
'밤손님'은 도둑놈이지만,
'밤 손님'은 밤에 오신 손님이고,
'뱀눈'은 독살스럽게 생긴 눈이지만,
'뱀 눈'은 뱀의 눈입니다.
'작은 아버지'는 키가 크지 않은 아버지이지만,
'작은아버지'는 아버지의 동생이고,
'큰 코 다치다'는 커다란 코를 다친 것이지만,
'큰코다치다'는 크게 봉변을 당하다는 뜻입니다.
'물 먹다'는 물을 마시는 것이고,
'물먹다'는 
시험에서 떨어지거나 직위에서 떨리어 나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우리말은 띄어쓰기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게 참 많습니다.

띄어쓰기와 붙여쓰기를 가르는 것은,
각각의 낱말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낱말 별로 띄어 쓰나
두 낱말이 합쳐져서 뜻이 달라진다면 합성어로 보고 붙여 쓰시면 됩니다.

'윗사람'이 '뱀눈' 뜨기 전에 열심히 일합시다.
그래야 '큰코다치지' 않고 '쥐꼬리'만한 월급이라도 받죠.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807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328
2596 [2013/09/10] 우리말) 부나비 머니북 2013-09-10 7849
2595 [2012/08/06] 우리말) 넓다랗다와 널따랗다 머니북 2012-08-06 7774
2594 [2012/10/26] 우리말) 바래다와 바래지다 머니북 2012-10-26 7768
2593 [2009/04/13] 우리말) 헛으로와 허투루 id: moneyplan 2009-04-13 7716
2592 [2009/02/06] 우리말) 쌈빡하다와 삼박하다 id: moneyplan 2009-02-06 7710
2591 [2006/09/03] 우리말) 오늘 농촌진흥청 잔치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id: moneyplan 2006-09-04 7685
2590 [2007/08/24] 우리말) 허니문베이비의 순 우리말은? [1] id: moneyplan 2007-08-24 7646
2589 [2012/09/27] 우리말) 부저와 단추 머니북 2012-09-27 7598
2588 [2013/02/20] 우리말) 봄꿈 머니북 2013-02-20 7550
2587 [2007/10/15] 우리말) 지난주, 이번 주, 다음 주 id: moneyplan 2007-10-15 7501
2586 그 동안 연재하던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을 종료 합니다. 머니북 2017-11-28 7366
2585 [2013/09/12] 우리말) 슬다 머니북 2013-09-12 7287
2584 [2012/09/26] 우리말) 햅쌀과 오려쌀 머니북 2012-09-26 7184
2583 [2014/01/23] 우리말)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머니북 2014-01-23 7170
2582 [2012/03/22] 우리말) 사이시옷 머니북 2012-03-22 7165
2581 [2006/09/18] 우리말) 숟가락을 떨어트리다? 떨어뜨리다? id: moneyplan 2006-09-18 6988
2580 [2006/09/02] 우리말) 저는 떠버리입니다 id: moneyplan 2006-09-04 6867
2579 [2013/09/09] 우리말) 고운때 머니북 2013-09-09 6855
2578 [2010/01/11] 우리말) 차 띄어쓰기 id: moneyplan 2010-01-11 6829
2577 [2006/09/25] 우리말) 모듬과 모둠 id: moneyplan 2006-09-25 6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