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2] 우리말) 객쩍다

조회 수 2960 추천 수 0 2015.10.02 13:45:38

한 낱말 안에서 된소리로 나는 말은 된소리로 적습니다.
그래서 객쩍다, 겸연쩍다, 멋쩍다, 의심쩍다 따위로 쓰는 게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네요. ^^*

어제 보낸 편지 끄트머리쯤에 있는 '아버지 생각'을 보시고 많은 분이 답장을 보내주셨습니다.
아버지 생각이 난다시면서…….

우리말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글을 보내서 객쩍다는 소리나 듣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괜한 걱정이었네요. ^^*
우리말에 '객쩍다'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행동이나 말, 생각이 쓸데없고 싱겁다."는 뜻으로
객쩍은 공상, 객쩍은 수작, 객쩍은 소리 그만두어요처럼 씁니다.

가끔은 '객적다'가 바른지 '객쩍다'가 맞는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맞춤법 규정에 따르면
한 낱말 안에서 된소리로 나는 말은 된소리로 적습니다.
그래서 객쩍다, 겸연쩍다, 멋쩍다, 의심쩍다 따위로 쓰는 게 바릅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가끔은 사는 이야기도 하고, 애들 자랑도 하겠습니다.
그런 글을 쓰기가 멋쩍기도 하겠지만, 세상 사는 이야기라서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객쩍은 글이라고 그냥 흘려 읽어도 됩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오지다]

안녕하세요.

어제 보낸 편지에서 '예수남은'이라는 낱말을 썼는데
오타가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이 많으시네요.
사전에 '예수남은'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예순이 조금 넘는 수"를 뜻합니다. 
예수남은이 되어 보이는 노인, 예수남은 사람이 모였다처럼 씁니다.
이런 멋진 낱말을 기억해 뒀다가 한 번쯤 써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애가 둘 있습니다.
그 애들이 말을 배워가는 것을 보면 참으로 신기합니다.
며칠 전에는
예쁜 그림엽서를 두고 아내가 "밑그림이 참 예쁘다."라고 하니까,
딸아이가 "응 맞아, 바탕이 참 곱네!"라고 말을 받더군요.
그때만큼은 아내보다 딸아이 말이 더 부드러웠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식당에 사람이 참 많다."라고 했더니,
"맞아, 사람이 붐비네"라고 말을 받더군요.
언제 어디서 그런 낱말을 다 배웠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애들을 보고 있노라면 오지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오지다'는 "마음이 흡족하다"는 말입니다.
거의 같은 뜻으로 '오달지다'가 있습니다.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는 뜻이고,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알차다."는 뜻도 있습니다.
홈홈하다나 훔훔하다, 해낙낙하다나,
대견하다나 한포국하다 모두 같은 뜻입니다.

오늘이 목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마무리 잘하셔서
오진 마음에 어깨춤이라도 출 수 있게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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