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5] 우리말) 살무사와 살모사

조회 수 3728 추천 수 0 2015.10.05 10:08:59

'살모사'보다는 '살무사'가 소리내기가 쉬워, 지금은 '살무사'를 표준말로 봅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일하는 일터가 작년 여름에 이곳 전주로 이사를 왔는데요.
건물이 들어서기 전에는 산과 들판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청사 안에 있는 야트막한 산에서 가끔 뱀이 나옵니다.
아침에 받은 편지에 보니 뱀을 조심하라는 글이 있네요.

오늘은 뱀 이야기입니다. ^^*

일반적으로 뱀은 알을 낳는데요. 살무사는 다른 뱀들과는 새끼를 낳습니다.
어미 살무사는 새끼를 낳느라 온몸의 힘을 다 뺐기 때문에 새 끼를 낳자마자 축 늘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걸 보고 새끼가 태어나면서 어미를 죽게 만든다고 해서 殺母蛇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살모사보다는 살무사가 소리내기가 쉬워, 지금은 살무사를 표준말로 봅니다.
그럼에도, "독살스럽게 노려보는 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은 '살무사눈'이 아니라 '살모사눈'이 바릅니다.
좀 거시기하죠? ^^*

뱀 이야기 그만 할게요.
가을철 밖에 나가실 때 뱀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

성제훈 드림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계란말이/달걀말이/두루마리]

안녕하세요.

길이 무척 미끄럽네요. 일터에 잘 나오셨죠?

벌써 금요일입니다.
저는 금요일만 되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내일은 늦잠자도 되잖아요. ^^*
날마다 쓰던 편지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쓰지 않고... ^^*

사실 아침마다 우리말편지를 쓰다 보니 우리말 밥상에 올릴 찬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가 잦습니다.
다행히 토요일과 일요일은 일을 하지 않고 맘 편하게 지내니까 찬거리가 좀 보입니다.
여러 개 보이면 적바림 해 뒀다가 화요일도 쓰고 수요일에도 써먹죠.
그러나 목요일과 금요일은 마땅한 주제를 찾지 못해 책을 뒤적일 때가 잦죠.
우연히 어제는 일터 식당에서 하나 건졌습니다. ^^*

어제 점심때 나온 반찬이 '계란말이'였습니다.
먼저,
"달걀을 부쳐서 돌돌 말아 놓은 음식"을 '계란말이'라고 하는데 '달걀말이'라고 하시는 게 더 좋습니다.
달걀이나 계란이나 모두 사전에 올라 있는 우리말이지만,
이왕이면 한자말인 계란보다는 우리말인 달걀이 더 낫지 싶습니다.

달걀'말이'와 달걀'마리'가 헷갈리지 않으시나요?
화장지는 두루'말이'와 두루'마리' 가운데 어떤 게 맞을까요?

'말이'와 '마리'를 가르는 방법은 무척 쉽습니다.
넓적한 물건을 돌돌 감아 원통형으로 겹치게 하는 것을 '말다'라고 하는데,
뭐가 돌돌 감기는지 앞에 확실하게 나오면 '말이'를 쓰고,
뭐가 감기는지 확실하지 않으면 '마리'를 쓰시면 됩니다.

달걀말이는 지진 '달걀'을 돌돌 감으니 '말이'를 쓴 '달걀말이'가 맞고,
두루말이는 뭘 두루 말았는지 확실하지 않으니 '두루마리'를 쓰시면 됩니다.

다시 보면,
'달걀말이'에서는 '달걀'을 빼낼 수 있으나,
'두루마리'에서는 '두루'를 따로 뺄 수가 없습니다.
두루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모르잖아요.

문법을 따지자면
둘둘 말다에서 온 두루말다이므로 '두루말이'가 맞을 것 같고,
우리말 큰사전에도 두루말이가 맞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1998년에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두루말이는 두루마리의 잘못이라 나와 있습니다.

오늘 편지는
문법을 떠나
현재 쓰이는 맞춤법에 따라 마리와 말이를 가르는 것을 말씀드린 겁니다.

참,
농촌진흥청 이명숙 영양사님!
밥 잘 먹고 있습니다. ^___^*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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