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우리말, 일자리 나누기와 잡 셰어링]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에 쓴 '한잔'과 '한 잔'의 다른 점을 물어오신 분이 많으시네요. '한 잔'은 글자 그대로 딱 한 잔이고, '한잔'은 간단하게 마시는 술입니다. 띄어쓰기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집니다.
요즘 일자리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일자리를 나누자는 운동이 일고 있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찬성합니다. 나는 조금 나눠주는 것이지만, 이것을 모아서 받는 사람은 큰 선물일 수 있잖아요.
문제는, 일자리를 나누는 것을 두고 왜 잡 셰어링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좋게 '일자리 나누기'하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전과(?)가 있어 말하기가 무척 조심스럽네요. 어쨌든, 잡 셰어링보다는 일자리 나누기가 훨씬 좋다고 봅니다.
언제부턴가 서울에서 'Hi Seoul'을 들고나오니까 부산은 Dynamic Busan을 들고 나오고, 수원은 Happy Suwon을 들고나왔습니다. 안산은 Bravo Ansan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왜 이리 영어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동사무소를 주민센터로까지 바꿨습니다. 이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런 것을 바로잡고자 힘쓰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가 한글문화연대입니다. http://www.urimal.org 에 한번 들러보세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1. job sharing이라는 낱말이 외국에서 쓰이는지는 모르겠습니다. 2. '직업 공유'라고 안 해서 천만다행입니다. '일자리 나눔'이 참 좋습니다. 3. sharing은 share에서 왔습니다. share라는 낱말을 보면 저는 쟁기의 '보습'이 떠오릅니다. 제가 농사꾼이잖아요. 4. 외래어표기법 영어의 표기 제1절제3항에 어말의 [ ](s를 위아래로 길게 늘여놓은 것처럼 보이는 것)는 '시'로 적고, 자음 앞의 [ ]]는 '슈'로, 모음 앞의 [ ]는 뒤따르는 모음에 따라 '샤', '섀', '셔', '셰', '쇼', '슈', '시'로 적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sharing 은 [쉐어링]이나 [세어링]이 아니라 [셰어링]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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