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아뭏튼과 아무튼]
안녕하세요.
웬 눈이 오네요. 가뭄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하루에 전자우편을 몇 통이나 받으세요? 저는 한 이백 개는 받는 것 같습니다.
저는 편지를 받고 그 안에 담긴 따뜻한 내용을 보지, 맞춤법 틀린 곳이나 찾는 그런 차가운 사람이 아닙니다. ^^*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 끝을 보면 안 되잖아요. ^^*
그래도 어제 받은 편지에서 틀린 게 있어 바로잡고자 합니다.
1. '아뭏튼 와라' "의견이나 일의 성질, 형편, 상태 따위가 어떻게 되어 있든"이라는 뜻의 어찌씨(부사)는 '아뭏튼'이 아니라 '아무튼'입니다. 아무튼 불행 중 다행이다, 낳기도 전이던가 아무튼 오래전에...처럼 씁니다. 어떻든에 끌려 아뭏튼이라 쓰시는 것 같습니다.
2. '움추리고 살면' "몸이나 몸 일부를 몹시 오그리어 작아지게 하다"는 뜻의 낱말은 '움추리다'가 아니라 '움츠리다'입니다. 너무나 민망해서 고개를 움츠렸다, 그는 한기에 몸을 움츠렸다처럼 씁니다.
저는 날마다 우리말 편지를 보냅니다. 제 몸이 아파도 '아무튼' 보냅니다. 비록 지금 눈이 내리지만 철은 봄입니다. 너무 '움츠리지' 말고 가슴을 활짝 펴고 삽시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