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4] 우리말) 들러/들려

조회 수 3418 추천 수 0 2015.10.15 08:29:26

이렇게 '들러, 들르니'처럼 써야지 '들려'로 쓰면 안 됩니다.

안녕하세요.

가을이라 피부가 무척 건조하네요.
그래서 오전에 회사에 연가를 내고 잠시 병원에 들렀다 왔습니다.

저도 슬슬 나이가 드나봅니다.
50대 라는 말을 들을 날이 얼마 안 남았네요. ^^*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동사)가 '들르다'입니다.
친구 집에 들르다, 퇴근하는 길에 포장마차에 들렀다가 친구를 만났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들러, 들르니'처럼 써야지 '들려'로 쓰면 안 됩니다.

'듣다'의 피동형이 '들려'입니다. 
밤새 천둥소리가 들렸는데 아침에는 날이 맑게 개었다처럼 씁니다.

지금쯤
일 마치고 집에 가면서 방앗간에 들르자고 전화가 올 때가 됐는데…….
울리지도 않는 전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아뭏튼과 아무튼]

안녕하세요.

웬 눈이 오네요. 가뭄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하루에 전자우편을 몇 통이나 받으세요?
저는 한 이백 개는 받는 것 같습니다.

저는 
편지를 받고 그 안에 담긴 따뜻한 내용을 보지, 맞춤법 틀린 곳이나 찾는 그런 차가운 사람이 아닙니다. ^^*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 끝을 보면 안 되잖아요. ^^*

그래도 어제 받은 편지에서 틀린 게 있어 바로잡고자 합니다.

1.
'아뭏튼 와라'
"의견이나 일의 성질, 형편, 상태 따위가 어떻게 되어 있든"이라는 뜻의 어찌씨(부사)는
'아뭏튼'이 아니라 '아무튼'입니다.
아무튼 불행 중 다행이다, 낳기도 전이던가 아무튼 오래전에...처럼 씁니다.
어떻든에 끌려 아뭏튼이라 쓰시는 것 같습니다.

2.
'움추리고 살면'
"몸이나 몸 일부를 몹시 오그리어 작아지게 하다"는 뜻의 낱말은
'움추리다'가 아니라 '움츠리다'입니다.
너무나 민망해서 고개를 움츠렸다, 그는 한기에 몸을 움츠렸다처럼 씁니다.

저는 날마다 우리말 편지를 보냅니다.
제 몸이 아파도 '아무튼' 보냅니다. 
비록 지금 눈이 내리지만 철은 봄입니다. 너무 '움츠리지' 말고 가슴을 활짝 펴고 삽시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795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529
2674 [2013/10/28] 우리말) 틀리기 쉬운 높임말 머니북 2013-10-28 424421
2673 [2014/01/10] 우리말) 사물 존대 동영상 머니북 2014-01-10 144073
2672 [2007/02/22] 우리말) 어제 받은 답장 몇 개 [8] id: moneyplan 2007-02-22 99815
2671 [2006/12/19] 우리말) 봇물을 이루다? id: moneyplan 2006-12-19 55880
2670 [2010/01/12] 우리말) 한판과 한 판 id: moneyplan 2010-01-12 52279
2669 [2011/12/15] 우리말) 따 논 당상 --> 떼어 놓은 당상 머니북 2011-12-16 20401
2668 [2011/11/25] 우리말) 십여 명 머니북 2011-11-25 19693
2667 [2008/03/07] 우리말) 발췌, 발취, 발초 id: moneyplan 2008-03-07 18294
2666 [2012/08/08] 우리말) 석패 머니북 2012-08-08 18170
2665 [2011/11/29] 우리말) 재시합과 재경기 머니북 2011-11-29 17895
2664 [2011/12/08] 우리말) 소반다듬이 머니북 2011-12-08 17457
2663 [2011/12/19] 우리말) 종군위안부 머니북 2011-12-19 17171
2662 [2011/11/18] 우리말) 댓글 소개 머니북 2011-11-18 16331
2661 [2006/08/18] 우리말) '당분간'이 아니라 '얼마 동안' id: moneyplan 2006-08-18 16316
2660 [2013/03/06] 우리말) 세꼬시는 뼈째회로 쓰는 게 좋습니다 머니북 2013-03-06 15777
2659 [2012/08/10] 우리말) 도합과 모두 머니북 2012-08-10 15297
2658 [2011/11/24] 우리말) 자주 틀리는 맞춤법 머니북 2011-11-24 14203
2657 [2013/03/06] 우리말) 개그맨, 한글 박사가 되다 방송인 정재환 머니북 2013-03-06 140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