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임과 님]
안녕하세요.
오늘이 경칩이라네요.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 바야흐로 이제 봄인가 봅니다. 이게 곧 꽃도 피겠죠? ^^*
우리 익은말(속담)에 '꽃 피자 님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때맞추어 반가운 일이 생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
익은말에서는 사모하는 사람을 '임'이라 하지 않고 '님'이라 썼습니다. 현재 맞춤법에서는 사모하는 사람을 '님'이라 하지 않고 '임'이라 해야 바릅니다. 임을 그리는 마음, 임을 기다리다, 임을 못 잊다, 임과 이별하다처럼 씁니다.
속담에 '임 없는 밥은 돌도 반 뉘도 반'이라는 게 있고, 우리가 잘 아는 '임도 보고 뽕도 딴다'도 있잖아요. 이런 속담에는 모두 '임'이라고 쓰는데, '님'이라고 쓰는 속담이 몇 개 있습니다. 고와도 내 님 미워도 내 님(좋으나 나쁘나 한번 정을 맺은 다음에야 말할 것이 없다는 말) 내 님 보고 남의 님 보면 심화 난다(자기 님이 더 훌륭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잘난 남의 님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아니하다는 말) 꽃 피자 님 온다(때맞추어 반가운 일이 생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 바로 그런 보기입니다.
속담까지 맞춤법에 맞춰 '님'을 '임'으로 다 바꿔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런 속담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릴 뿐입니다.
봄입니다. 저도 제 임과 함께 즐겁게 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