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6] 우리말) 은근과 은근히

조회 수 3517 추천 수 0 2015.11.16 16:23:46

'은근히'를 쓸 자리에 '은근'을 쓰면 안 됩니다.

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테러가 일어나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어떤 목적으로건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안 됩니다.
전쟁과 테러는 없어져야 합니다.

아침 출근길에 주위를 보니, 단풍나무 없이 가로수만 있는데도 은근히 멋진 가을을 담고 있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은근'은 한자 慇懃입니다. 왜 괴로워할 은 자가 들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순우리말 같은데…….

'은근'이 이름씨(명사)로 쓰일 때는 "야단스럽지 아니하고 꾸준함."이라는 뜻입니다.
이를 어찌씨(부사)로 바꾸면 '은근히'가 되어 "야단스럽지 아니하고 꾸준하게."라는 뜻과 함께 "정취가 깊고 그윽하게.", "행동 따위가 함부로 드러나지 아니하고 은밀하게."라는 뜻을 지니게 됩니다.


어찌씨(부사)는 다른 말 앞에 놓여 그 뜻을 분명하게 하는 품사입니다.
문장 전체 또는 서술부를 수식하는 역할이죠.

이름씨(명사)는 사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품사입니다.

이렇게
이름씨와 어찌씨는 쓰임이 다르므로,
'은근히'를 쓸 자리에 '은근'을 쓰면 안 됩니다.

가로수만 있는데도 '은근히' 멋진 가을을 담고 있다
에서 '은근히'를 '은근'으로 쓰면 안 됩니다.

가을은 가을이네요. 
실내에 있어도 은근히 춥네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한자 읽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자 읽기를 알아볼게요.

그에 앞서,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로 되어 있다는 것은 아무 증거가 없는 말이라고 합니다.
우리말에 한자가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뜻글자인 한자를 쓰면 글이 짧아질 수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것과 
특히 우리 삶과 문화를 담아 말과 글로 나타낼 때는 한자보다는 우리말이 훨씬 쉽고 다양하며 아름답습니다. ^^*

한자를 읽을 때,
한자의 부수로 사용되는 글자를 부수 이름으로 가리키는 말은 하나의 굳어진 합성어로 봐 붙여 씁니다.
물수변, 사람인변처럼 쓰는 게 바릅니다.
그러나 해당 글자를 그대로 가리킬 때는 띄어 씁니다.
사람 인 자, 물 수 자처럼 씁니다.

쉽게 봐서,
부수는 다 붙여 쓰고, 한자 글자를 읽을 때는 띄어 씁니다.

오늘은 날씨가 무척 좋을 것이라고 합니다.
화사한 봄날씨만큼이나 많이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42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970
1416 [2009/10/01] 우리말)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한가위로 보내시길 빕니다 id: moneyplan 2009-10-01 3522
1415 [2013/10/15] 우리말) 여태껏 머니북 2013-10-15 3522
1414 [2014/05/28] 우리말) 그을리다와 그슬리다(2) 머니북 2014-05-28 3523
1413 [2016/12/29] 우리말) 올 한 해 읽은 책을 정리했습니다. 머니북 2016-12-29 3523
1412 [2007/11/15] 우리말) 비리와 비위 id: moneyplan 2007-11-15 3525
1411 [2014/07/23] 우리말) 무등/목마/목말 머니북 2014-07-23 3525
1410 [2008/06/05] 우리말) 오늘은 망종입니다 id: moneyplan 2008-06-05 3526
1409 [2009/02/24] 우리말) 먼지잼 id: moneyplan 2009-02-24 3527
1408 [2011/01/27] 우리말) 빨간색과 빨강색 moneybook 2011-01-27 3528
1407 [2007/08/09] 우리말) 임용되다와 임용하다 id: moneyplan 2007-08-09 3529
1406 [2010/04/08] 우리말) 개나릿길 id: moneyplan 2010-04-08 3529
1405 [2010/10/01] 우리말) 빼닮다와 빼쏘다 moneybook 2010-10-01 3529
1404 [2016/07/28] 우리말) 고은 시인 “세종은 나의 神, 한글은 나의 종교 머니북 2016-08-10 3529
1403 [2008/04/29] 우리말) 맑다와 곱다 id: moneyplan 2008-04-29 3530
1402 [2010/02/17] 우리말) '바' 띄어쓰기 id: moneyplan 2010-02-17 3531
1401 [2010/07/19] 우리말)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moneybook 2010-07-19 3532
1400 [2012/11/07] 우리말) 꽤 춥다 머니북 2012-11-07 3532
1399 [2013/07/08] 우리말) 블랙박스 머니북 2013-07-08 3532
1398 [2007/06/14] 우리말) 암돼지가 아니라 암퇘지입니다 id: moneyplan 2007-06-14 3533
1397 [2007/08/29] 우리말) 건들건들 id: moneyplan 2007-08-29 3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