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6] 우리말) 은근과 은근히

조회 수 6386 추천 수 0 2015.11.16 16:23:46

'은근히'를 쓸 자리에 '은근'을 쓰면 안 됩니다.

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테러가 일어나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어떤 목적으로건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안 됩니다.
전쟁과 테러는 없어져야 합니다.

아침 출근길에 주위를 보니, 단풍나무 없이 가로수만 있는데도 은근히 멋진 가을을 담고 있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은근'은 한자 慇懃입니다. 왜 괴로워할 은 자가 들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순우리말 같은데…….

'은근'이 이름씨(명사)로 쓰일 때는 "야단스럽지 아니하고 꾸준함."이라는 뜻입니다.
이를 어찌씨(부사)로 바꾸면 '은근히'가 되어 "야단스럽지 아니하고 꾸준하게."라는 뜻과 함께 "정취가 깊고 그윽하게.", "행동 따위가 함부로 드러나지 아니하고 은밀하게."라는 뜻을 지니게 됩니다.


어찌씨(부사)는 다른 말 앞에 놓여 그 뜻을 분명하게 하는 품사입니다.
문장 전체 또는 서술부를 수식하는 역할이죠.

이름씨(명사)는 사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품사입니다.

이렇게
이름씨와 어찌씨는 쓰임이 다르므로,
'은근히'를 쓸 자리에 '은근'을 쓰면 안 됩니다.

가로수만 있는데도 '은근히' 멋진 가을을 담고 있다
에서 '은근히'를 '은근'으로 쓰면 안 됩니다.

가을은 가을이네요. 
실내에 있어도 은근히 춥네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한자 읽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자 읽기를 알아볼게요.

그에 앞서,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로 되어 있다는 것은 아무 증거가 없는 말이라고 합니다.
우리말에 한자가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뜻글자인 한자를 쓰면 글이 짧아질 수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것과 
특히 우리 삶과 문화를 담아 말과 글로 나타낼 때는 한자보다는 우리말이 훨씬 쉽고 다양하며 아름답습니다. ^^*

한자를 읽을 때,
한자의 부수로 사용되는 글자를 부수 이름으로 가리키는 말은 하나의 굳어진 합성어로 봐 붙여 씁니다.
물수변, 사람인변처럼 쓰는 게 바릅니다.
그러나 해당 글자를 그대로 가리킬 때는 띄어 씁니다.
사람 인 자, 물 수 자처럼 씁니다.

쉽게 봐서,
부수는 다 붙여 쓰고, 한자 글자를 읽을 때는 띄어 씁니다.

오늘은 날씨가 무척 좋을 것이라고 합니다.
화사한 봄날씨만큼이나 많이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884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4411
1436 [2016/07/11] 우리말) 겨땀 -> 곁땀 머니북 2016-07-11 6664
1435 [2015/08/03] 우리말) 각단, 두동지다 머니북 2015-08-03 6661
1434 [2012/09/03] 우리말) 악매 머니북 2012-09-03 6661
1433 [2011/04/04] 우리말) 조비비다 moneybook 2011-04-04 6661
1432 [2011/05/31] 우리말) 삼사일과 사날 moneybook 2011-05-31 6658
1431 [2011/05/26] 우리말) 햇빛, 햇살, 햇볕 moneybook 2011-05-26 6656
1430 [2010/07/19] 우리말)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moneybook 2010-07-19 6652
1429 [2008/03/26] 우리말) 삐끼와 여리꾼 id: moneyplan 2008-03-26 6651
1428 [2007/11/12] 우리말) 꽃내음 풀내음 id: moneyplan 2007-11-12 6650
1427 [2008/04/25] 우리말) 가르치다의 말뿌리 id: moneyplan 2008-04-27 6646
1426 [2012/06/22] 우리말) 암호같은 복지 용어 머니북 2012-06-22 6645
1425 [2009/04/21] 우리말) 밥힘과 밥심 id: moneyplan 2009-04-24 6644
1424 [2007/05/23] 우리말) 자린고비 id: moneyplan 2007-05-23 6644
1423 [2009/08/27] 우리말) 목이 메다 id: moneyplan 2009-08-27 6643
1422 [2017/01/24] 우리말) 서덜/서더리 머니북 2017-01-24 6639
1421 [2016/11/23] 우리말) 야코죽다 머니북 2016-11-23 6638
1420 [2012/11/15] 우리말) 올겨울과 이번겨울(2) 머니북 2012-11-15 6638
1419 [2012/07/18] 우리말) '다대기'와 '다지기' 머니북 2012-07-18 6638
1418 [2010/01/07] 우리말) 강추위 id: moneyplan 2010-01-07 6638
1417 [2014/06/30] 우리말) 등쌀과 등살 머니북 2014-06-30 6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