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8] 우리말) 갈갈이와 갈가리

조회 수 4043 추천 수 0 2015.11.18 16:04:19

가을에 땅을 가는 것을 '가을갈이'라고 하는데, 이 준말이 '갈갈이'입니다.
"여러 가닥으로 갈라지거나 찢어진 모양."을 뜻하는 '가리가리'의 준말이 '갈가리'입니다.

안녕하세요.

가을비 치고는 자주 내리네요.

이런 가을에는 벼를 베 낸 논을 갈아 엎어 줍니다. 그래야 땅이 숨을 쉴 수 있으니까요.
가을에 땅을 가는 것을 '가을갈이'라고 하는데, 이 준말이 '갈갈이'입니다.
갈갈이를 하면
땅속에 있는 병균이나 해충 따위가 밖으로 나와 겨울에 얼어 죽고,
속에 있는 흙이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빗물 등에 따라 흙의 성질이 좋아지고,
땅 표면에 있던 유기물이 땅속으로 들어가서 이듬해 씨뿌리기 전에 거름이 되는 등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습니다.

'갈갈이'와 달리 '갈가리'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여러 가닥으로 갈라지거나 찢어진 모양."을 뜻하는 '가리가리'의 준말로
'편지를 다 읽고 나서 갈가리 찢어 휴지통에 넣었다, 옷은 개의 발톱으로 갈가리 찢겨 있었고'처럼 씁니다.

이렇게 '갈가리'와 '갈갈이'는 뜻이 전혀 다릅니다.

비가 좀 그쳐야 갈갈이를 할텐데 걱정입니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테러로 많은 이들의 마음이 갈가리 찢겼을 겁니다.
테러는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속는 셈 치다]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참 좋죠?
그렇게 햇볕은 좋은데 막상 나가보면 좀 쌀쌀하더군요.
봄치고 좀 쌀쌀합니다.

오늘은 '치고'를 알아볼게요.
처음치고, 봄치고... 속는 셈 치고...

'치고'는 토씨(조사)로 쓰일 때와 움직씨(동사)로 쓰일 때로 가를 수 있습니다.
토씨로 쓰일 때는 "그 전체가 예외 없이"라는 뜻과 "그중에서는 예외적으로"라는 뜻이 있습니다.
토씨이므로 앞말과 붙여 씁니다.
나중에 보자는 사람치고 무서운 사람 없다더라, 눈이 온 날씨치고 포근하다, 남의 목숨 초개처럼 아는 사람치고 제 목숨은 천금처럼 알고 떨지 않는 사람 없다더니…처럼 씁니다.
이때는 흔히 뒤에 부정의 뜻을 더하는 낱말이 옵니다.

움직씨로 쓰일 때는 뭔가를 인정하거나 가정할 때 씁니다.
그는 내 작품을 최고로 쳤다, 나는 그의 능력을 높게 친다, 속는 셈 치고 이번에는 넘어가자, 그냥 먹은 셈 칠게요처럼 씁니다.
이때는 움직씨이므로 마땅히 앞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밖에 벚꽃이 활짝 피었네요. 
진짜입니다. 속는 셈 치고 나가보세요. ^^*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690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2477
1416 [2017/02/22] 우리말) 역시 머니북 2017-02-22 3488
1415 [2015/05/04] 우리말) '집안'과 '집 안' 머니북 2015-05-04 3488
1414 [2014/11/21] 우리말) 발밭다 머니북 2014-11-21 3488
1413 [2012/11/07] 우리말) 꽤 춥다 머니북 2012-11-07 3488
1412 [2012/01/18] 우리말) 설빔과 세뱃돈 머니북 2012-01-18 3488
1411 [2008/05/23] 우리말) 본데와 본때 id: moneyplan 2008-05-28 3488
1410 [2007/08/11] 우리말) 뉘 id: moneyplan 2007-08-13 3488
1409 [2010/11/24] 우리말) 금도 moneybook 2010-11-24 3487
1408 [2009/09/22]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9-22 3487
1407 [2008/12/01] 우리말) 알심 id: moneyplan 2008-12-01 3487
1406 [2007/06/30] 우리말) 계란보다는 달걀을... id: moneyplan 2007-07-02 3487
1405 [2016/08/24] 우리말) '대로' 띄어쓰기 머니북 2016-08-29 3486
1404 [2010/08/16] 우리말) 약오르다 moneybook 2010-08-16 3486
1403 [2017/08/30] 우리말) 뜻밖에 머니북 2017-08-31 3485
1402 [2007/09/10] 우리말) 파란하늘 id: moneyplan 2007-09-10 3485
1401 [2010/03/31] 우리말) 뉘 id: moneyplan 2010-03-31 3484
1400 [2017/08/28] 우리말) 첫째와 첫 번째 머니북 2017-08-31 3483
1399 [2014/05/28] 우리말) 그을리다와 그슬리다(2) 머니북 2014-05-28 3483
1398 [2009/11/16]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9-11-16 3483
1397 [2008/12/12] 우리말) 거북하다와 보깨다 id: moneyplan 2008-12-12 3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