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8] 우리말) 갈갈이와 갈가리

조회 수 4177 추천 수 0 2015.11.18 16:04:19

가을에 땅을 가는 것을 '가을갈이'라고 하는데, 이 준말이 '갈갈이'입니다.
"여러 가닥으로 갈라지거나 찢어진 모양."을 뜻하는 '가리가리'의 준말이 '갈가리'입니다.

안녕하세요.

가을비 치고는 자주 내리네요.

이런 가을에는 벼를 베 낸 논을 갈아 엎어 줍니다. 그래야 땅이 숨을 쉴 수 있으니까요.
가을에 땅을 가는 것을 '가을갈이'라고 하는데, 이 준말이 '갈갈이'입니다.
갈갈이를 하면
땅속에 있는 병균이나 해충 따위가 밖으로 나와 겨울에 얼어 죽고,
속에 있는 흙이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빗물 등에 따라 흙의 성질이 좋아지고,
땅 표면에 있던 유기물이 땅속으로 들어가서 이듬해 씨뿌리기 전에 거름이 되는 등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습니다.

'갈갈이'와 달리 '갈가리'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여러 가닥으로 갈라지거나 찢어진 모양."을 뜻하는 '가리가리'의 준말로
'편지를 다 읽고 나서 갈가리 찢어 휴지통에 넣었다, 옷은 개의 발톱으로 갈가리 찢겨 있었고'처럼 씁니다.

이렇게 '갈가리'와 '갈갈이'는 뜻이 전혀 다릅니다.

비가 좀 그쳐야 갈갈이를 할텐데 걱정입니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테러로 많은 이들의 마음이 갈가리 찢겼을 겁니다.
테러는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속는 셈 치다]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참 좋죠?
그렇게 햇볕은 좋은데 막상 나가보면 좀 쌀쌀하더군요.
봄치고 좀 쌀쌀합니다.

오늘은 '치고'를 알아볼게요.
처음치고, 봄치고... 속는 셈 치고...

'치고'는 토씨(조사)로 쓰일 때와 움직씨(동사)로 쓰일 때로 가를 수 있습니다.
토씨로 쓰일 때는 "그 전체가 예외 없이"라는 뜻과 "그중에서는 예외적으로"라는 뜻이 있습니다.
토씨이므로 앞말과 붙여 씁니다.
나중에 보자는 사람치고 무서운 사람 없다더라, 눈이 온 날씨치고 포근하다, 남의 목숨 초개처럼 아는 사람치고 제 목숨은 천금처럼 알고 떨지 않는 사람 없다더니…처럼 씁니다.
이때는 흔히 뒤에 부정의 뜻을 더하는 낱말이 옵니다.

움직씨로 쓰일 때는 뭔가를 인정하거나 가정할 때 씁니다.
그는 내 작품을 최고로 쳤다, 나는 그의 능력을 높게 친다, 속는 셈 치고 이번에는 넘어가자, 그냥 먹은 셈 칠게요처럼 씁니다.
이때는 움직씨이므로 마땅히 앞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밖에 벚꽃이 활짝 피었네요. 
진짜입니다. 속는 셈 치고 나가보세요. ^^*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749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089
2674 [2013/10/28] 우리말) 틀리기 쉬운 높임말 머니북 2013-10-28 424342
2673 [2014/01/10] 우리말) 사물 존대 동영상 머니북 2014-01-10 144022
2672 [2007/02/22] 우리말) 어제 받은 답장 몇 개 [8] id: moneyplan 2007-02-22 99725
2671 [2006/12/19] 우리말) 봇물을 이루다? id: moneyplan 2006-12-19 55839
2670 [2010/01/12] 우리말) 한판과 한 판 id: moneyplan 2010-01-12 52233
2669 [2011/12/15] 우리말) 따 논 당상 --> 떼어 놓은 당상 머니북 2011-12-16 20383
2668 [2011/11/25] 우리말) 십여 명 머니북 2011-11-25 19672
2667 [2008/03/07] 우리말) 발췌, 발취, 발초 id: moneyplan 2008-03-07 18269
2666 [2012/08/08] 우리말) 석패 머니북 2012-08-08 18153
2665 [2011/11/29] 우리말) 재시합과 재경기 머니북 2011-11-29 17880
2664 [2011/12/08] 우리말) 소반다듬이 머니북 2011-12-08 17439
2663 [2011/12/19] 우리말) 종군위안부 머니북 2011-12-19 17154
2662 [2011/11/18] 우리말) 댓글 소개 머니북 2011-11-18 16312
2661 [2006/08/18] 우리말) '당분간'이 아니라 '얼마 동안' id: moneyplan 2006-08-18 16301
2660 [2013/03/06] 우리말) 세꼬시는 뼈째회로 쓰는 게 좋습니다 머니북 2013-03-06 15763
2659 [2012/08/10] 우리말) 도합과 모두 머니북 2012-08-10 15285
2658 [2011/11/24] 우리말) 자주 틀리는 맞춤법 머니북 2011-11-24 14188
2657 [2013/03/06] 우리말) 개그맨, 한글 박사가 되다 방송인 정재환 머니북 2013-03-06 14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