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5] 우리말) 알은척

조회 수 3144 추천 수 0 2016.01.06 14:12:10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한 낱말이므로 붙여 써야 하고,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네요.
겨울이니까 추운 거겠지만, 그동안 따뜻하다가 추워지니까 적응이 잘 안되네요. ^^*

어제 회사 직원들이 모두 모여 서로 인사하고 덕담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직원이 워낙 많다 보니 제가 다 알지 못합니다. 
또, 저는 그 분을 알지만, 그 분이 저를 모를 수 있고,
반대로, 저는 모르지만, 그분은 저를 알 수도 있고요.

서로 잘 아는 것처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긴 했지만, 속으로는 조금 죄송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

오늘은 제가 잘 몰랐던 어떤 분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알은체하다, 아는 체하다, 알은척하다, 아는 척하다를 갈라보겠습니다.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임"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지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안면이 있음을 뜻하는 말이죠.
'다음에 만나면 알은척이나 해라.' 
'누가 너에게 알은척하던데, 잘 알아?'처럼 씁니다.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어떠한 사실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꾸민다는 뜻입니다.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면 큰 코 다친다.'처럼 씁니다.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한 낱말이므로 붙여 써야 하고,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어제 인사를 나누면서 잘 모르는 사람과 '알은체'한 것이고,
제가 날마다 편지를 보내는 것은 우리말을 잘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하고 있는 겁니다.
다른 점을 아시겠죠?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김과 푸서리]

안녕하세요.

어제는 다섯 탕이나 뛰었더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좀 버겁네요. 
이제 이렇게 보낼 날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교육이 이번 주에 끝나거든요. ^^*

그동안 맘 편하게 잘 놀았는데 이번 주가 마지막이라니 무척 섭섭합니다.
교육을 받는 동안에는 주말에도 맘 편하게 애들과 함께 놀 수 있었는데 일터로 돌아가면 그러기도 어려울 것 같네요.

저는 지난 주말에도 애들과 함께 이천 누나 집에서 흙을 만지면서 놀았습니다.
파프리카도 심고 고추도 심고 지지난 주에 심은 고구마순도 좀 정리하면서 애들과 놀았습니다.

우리말에 '푸서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푸'는 '풀'에서 왔고, '서리'는 '사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푸서리'는 '풀과 풀 사이'라는 뜻이죠.
사전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거친 땅"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김'이라는 낱말을 아세요?
수증기도 김이고, 입에서 나오는 더운 기운도 김이며, 김밥을 싸는 검은색 조류도 김입니다.
또, '김'에는 "논밭에 난 잡풀"일는 뜻도 있습니다.
풀은 풀이되 논이나 밭에 난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이 바로 김입니다.
그런 잡풀을 뽑는 것을 김맨다고 하잖아요.

제가 애들과 같이 뒹구는 곳은 
푸서리는 아니지만 애들과 함께 김을 맬 풀은 무척 많은 곳입니다. ^^*

푸서리, 김, 논, 밭... 이런 낱말만 들어도 고향 생각이 나네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탕'은 "어떤 일을 하는 횟수를 나타내는 단위."를 뜻하는 표준말입니다. 속어가 아닙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루에 두 탕이나 뛰다처럼 씁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0489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10515
1036 [2010/11/25] 우리말) 새다와 새우다 moneybook 2010-11-25 3144
1035 [2008/02/23] 우리말) 우리말이 아니라 제 이야기입니다 id: moneyplan 2008-02-24 3144
1034 [2017/02/03] 우리말) 조류포비아 머니북 2017-02-03 3143
1033 [2008/07/18] 우리말) 게걸스럽다와 게검스럽다 id: moneyplan 2008-07-18 3143
1032 [2016/01/22] 우리말) 불빛 비칠 때와 비출 때 머니북 2016-01-22 3142
1031 [2014/04/07] 우리말) 꽃보라와 꽃비 머니북 2014-04-08 3142
1030 [2008/02/05] 우리말) 설빔 준비하셨나요? id: moneyplan 2008-02-05 3142
1029 [2014/10/29] 우리말) 찌게와 찌개 머니북 2014-10-29 3141
1028 [2014/05/27] 우리말) 그을리다와 그슬리다 머니북 2014-05-27 3141
1027 [2010/12/13] 우리말) 희소병 moneybook 2010-12-13 3141
1026 [2007/06/20] 우리말) 벼룩시장 id: moneyplan 2007-06-20 3140
1025 [2007/06/08] 우리말) 버벅거리다 id: moneyplan 2007-06-08 3140
1024 [2017/04/20] 우리말) 리터 단위 머니북 2017-04-21 3139
1023 [2017/04/10] 우리말) 우리글 교양을 높이기 위한 시민강좌 머니북 2017-04-11 3139
1022 [2013/12/11] 우리말) 싸다/저렴하다 머니북 2013-12-11 3139
1021 [2010/10/19] 우리말) 끼적이다 moneybook 2010-10-19 3139
1020 [2009/08/20] 우리말) 깨단하다 id: moneyplan 2009-08-21 3139
1019 [2008/03/06] 우리말) 양식이 아니라 서식입니다 id: moneyplan 2008-03-06 3139
1018 [2012/04/19] 우리말) 사람은 줏대가 있어야 합니다 머니북 2012-04-19 3136
1017 [2010/07/29] 우리말) 뙤약볕 moneybook 2010-07-29 3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