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7] 우리말) 마을/마실

조회 수 4337 추천 수 0 2016.01.09 08:37:07

마실/마을
이쁘다/예쁘다
찰지다/차지다
~고프다/~고 싶다
를 복수표준어로 올렸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추울 거라고 했는데, 생각보다는 따뜻하네요. 겨울에는 추워야 제 맛인데, 걱정입니다. ^^*

지난해 12월 14일, 국립국어원은 낱말 11개를 표준말로 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2011년에 짜장면, 먹거리 따위를 표준말로 올렸고,
2014년에는 꼬시다 등 13개를 표준말로 올린데 이어 1988년 표준어 규정을 고시한 이후 세 번째입니다.
표준이 자주 바뀌는 것 같아 걱정도 되지만, 사전이 그만큼 현실 언어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좋다고 봅니다.

기나긴 겨울 밤, 심심한데 '마실'이나 나갈까?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자네 셋째, 참 '이쁘네'. 

위에 있는 월을
기나긴 겨울 밤, 심심한데 '마을'이나 나갈까?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자네 셋째, 참 '예쁘네'. 
라고 하면 말맛이 조금 달라집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여,
마실/마을
이쁘다/예쁘다
찰지다/차지다
~고프다/~고 싶다
를 복수표준어로 올렸습니다.

잎새/잎사귀
푸르르다/푸르다
도 별도 표준어로 올렸습니다.

이렇게 사전은 새 뜻을 넣으면서 발전합니다.

앞으로는 '촌스럽다'에도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는 뜻과 함께
"유달리 시골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여유로운 삶을 찾아 촌으로 들어가는 사람"과 같은 뜻도 사전에 같이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몇 년째 이렇게 떠들고 있는데도 사전에 안 올라가네요. ^^*

저는 무척 촌스럽습니다.
촌에서 나서, 촌과 관련된 일을 하고, 촌을 좋아하며, 지금도 촌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촌에서 살 것이니
저는 당연히 촌스럽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안녕과 앞날]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편지를 쓰다 보니 글을 쓰는 손이 좀 어색하네요. 
우리는 지난주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으로 보내드렸습니다.
허전하고, 아쉽고, 미련이 남지만 그래도 보내드렸습니다.

우리말에 헤어질 때와 만날 때 모두 쓰는 낱말이 있습니다.
만날 때도 쓰고 헤어질 때도 그 낱말을 씁니다.

'안녕'이 그런 낱말입니다.
우리는 아침에 동료를 만나면 "안녕!"이라고 반갑게 인사합니다.
어젯밤에 잘 잤냐는 안부를 묻는 거죠.
저녁에 집에 가면서도 "안녕!"이라고 합니다.
아무 탈 없이 잘 갔다가 내일 다시 보자는 말이겠죠.
사전에 오른 뜻은
감탄사로 "편한 사이에서, 서로 만나거나 헤어질 때 정답게 하는 인사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만날 때도 '안녕'이라고 말하고, 헤어질 때도 '안녕'이라 말합니다.

'앞날'도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앞날은 이전의 어느 날이나 얼마 전이라는 뜻을 지녀 "전날"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닥쳐올 날"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주에 '안녕'하지 못했고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노 전 대통령에게 '안녕'이라고 인사하며 보내드렸습니다.
그분이 살아오신 '앞날'을 지지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분의 뜻에 따라,
우리 '앞날'은 서로 싸우지 않고 살아야 할 겁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566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1236
336 [2007/10/09] 우리말) 어린것이 깜찍스럽다는 뜻의 낱말은? id: moneyplan 2007-10-09 6641
335 [2007/10/08] 우리말) 손대기 id: moneyplan 2007-10-08 6259
334 [2007/10/07] 우리말) '중'은 '가운데'라고 쓰는 게 더 좋습니다 id: moneyplan 2007-10-08 6010
333 [2007/10/06] 우리말) 2007년 우리말 지킴이와 헤살꾼 id: moneyplan 2007-10-08 6044
332 [2007/10/05] 우리말) 저는 개으릅니다 id: moneyplan 2007-10-05 6233
331 [2007/10/04] 우리말) 사열했다와 사열 받다 id: moneyplan 2007-10-05 5543
330 [2007/10/02] 우리말) 청설모가 아니라 청서 id: moneyplan 2007-10-02 5344
329 [2007/10/01] 우리말) 전어 이야기 id: moneyplan 2007-10-01 5777
328 [2007/09/29] 우리말) '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에서 틀린 곳이 있습니다. 어딜까요? id: moneyplan 2007-10-01 5477
327 [2007/09/28] 우리말) 고바위에 오르다? id: moneyplan 2007-09-28 5769
326 [2007/09/27] 우리말) 가없는 사랑 id: moneyplan 2007-09-27 5583
325 [2007/09/20] 우리말) 추석과 중추절 id: moneyplan 2007-09-21 5933
324 [2007/09/20] 우리말) 기울이다와 기우리다 id: moneyplan 2007-09-20 10001
323 [2007/09/19] 우리말) 포도와 클러스터 id: moneyplan 2007-09-19 5381
322 [2007/09/18] 우리말) 저는 선물을 받지 않습니다 ^^* id: moneyplan 2007-09-18 4775
321 [2007/09/17] 우리말) 철 따라 한 목 한 목 무리로 나오는 모양 id: moneyplan 2007-09-17 6775
320 [2007/09/15] 우리말) 우리말 몇 개 id: moneyplan 2007-09-17 6310
319 [2007/09/14] 우리말) 노래지다와 누레지다 id: moneyplan 2007-09-14 6250
318 [2007/09/13] 우리말) 노란 단풍 id: moneyplan 2007-09-13 6051
317 [2007/09/12] 우리말) 섞사귐 id: moneyplan 2007-09-13 5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