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3] 우리말) 대갚음/되갚음

조회 수 3064 추천 수 0 2016.01.14 08:26:48

"남에게 입은 은혜나 남에게 당한 원한을 잊지 않고 그대로 갚음"이라는 뜻을 지닌 낱말은
'되갚음'이 아니라 '대갚음'입니다.

안녕하세요.

차분하게 눈이 내리네요. ^^*

저는 나이가 들면 저절로 여유가 생기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이해심도 넓어지고, 배려하는 마음도 더 생기는 줄 알았습니다.

오늘 후배 때문에 골탕을 먹었습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저를 조금만 더 생각했더라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서운했습니다.
그러면서 언젠가 저 녀석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불혹을 넘어 하늘의 명을 안다는 지천명이 되었는데도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제가 당한 것을 되갚으로고만 하고 있네요. 제가 이 모양입니다.

우리말
"남에게 입은 은혜나 남에게 당한 원한을 잊지 않고 그대로 갚음"이라는 뜻을 지닌 낱말은
'되갚음'이 아니라 '대갚음'입니다.

어제 당한 것을 대갚음을 하였다, 그동안의 어려움을 죄다 대갚음하고도 남을 호강이 있을 것이다처럼 씁니다.

‘되돌려서 갚다’는 ‘되갚음’이 아니라
‘대(對)갚음’입니다.

이 편지를 쓰면서
그 후배가 한 일을 잊고 있습니다.
대갚음하겠다는 나쁜 생각도 같이 지워냅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어부인이 아니라 그냥 부인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만난 어떤 분이 제게 "어부인 잘 계신가?"라고 묻더군요.
아직도 어부인이라는 말을 쓴다는 게 참 놀랍습니다.

'어부인'은 일본에서 온 말입니다.
일본은 이름씨나 동작씨 앞에 '어'를 붙여 존경을 나타냅니다.
상대편 회사를 '御社'라고하고, 전화도 御電話라고 높여 부릅니다.
그래서 부인도 앞에 어를 붙여 남의 부인을 어부인(御夫人)이라고 높여 말하는 겁니다.
이걸 우리가 그대로 가져가 쓸 까닭이 없죠.

또,
다 아시면서 실수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남 앞에서 자기 아내를 소개할 때 '부인'이라고 쓰는 겁니다.
부인은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이므로
남에게 자기 아내를 소개하면서 '부인'이라는 호칭을 쓰면 안 됩니다.
'아내'나 '처'라고 말해야 합니다.
만약, 자기 아내를 남에게 소개하면서 '내 부인'이라고 이야기 하면
나와 같이 있는 남의 아내를 이르는 꼴이 됩니다.
지금 나와 같이 있는 남의 아내라... 좀 거시기 하잖아요. ^^*

요즘은 '집사람'이라는 낱말도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집사람'은 집에 있는 사람인데,
직장 생활하는 아내는 '집사람'이 아니잖아요. ^^*
'집사람'은 남존여비 사상이 들어있다고 해서 되도록 쓰지 않는 게 좋다고 합니다.
사전에는 올라 있습니다.

벌써 주말입니다.
이번 주는 제 부인, 아니, 제 아내와 함께 어디로 놀러 가면 좋을지 궁리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우리나라도 '어'를 쓰기는 씁니다.
임금과 관련된 것에 붙이죠.
임금의 명령은 어명(御命)[이고, 임금의 손은 어수(御手)이며, 임금의 나이도 어수(御壽)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25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807
2674 [2013/10/28] 우리말) 틀리기 쉬운 높임말 머니북 2013-10-28 424483
2673 [2014/01/10] 우리말) 사물 존대 동영상 머니북 2014-01-10 144091
2672 [2007/02/22] 우리말) 어제 받은 답장 몇 개 [8] id: moneyplan 2007-02-22 99857
2671 [2006/12/19] 우리말) 봇물을 이루다? id: moneyplan 2006-12-19 55908
2670 [2010/01/12] 우리말) 한판과 한 판 id: moneyplan 2010-01-12 52308
2669 [2011/12/15] 우리말) 따 논 당상 --> 떼어 놓은 당상 머니북 2011-12-16 20420
2668 [2011/11/25] 우리말) 십여 명 머니북 2011-11-25 19711
2667 [2008/03/07] 우리말) 발췌, 발취, 발초 id: moneyplan 2008-03-07 18311
2666 [2012/08/08] 우리말) 석패 머니북 2012-08-08 18181
2665 [2011/11/29] 우리말) 재시합과 재경기 머니북 2011-11-29 17910
2664 [2011/12/08] 우리말) 소반다듬이 머니북 2011-12-08 17466
2663 [2011/12/19] 우리말) 종군위안부 머니북 2011-12-19 17189
2662 [2011/11/18] 우리말) 댓글 소개 머니북 2011-11-18 16343
2661 [2006/08/18] 우리말) '당분간'이 아니라 '얼마 동안' id: moneyplan 2006-08-18 16330
2660 [2013/03/06] 우리말) 세꼬시는 뼈째회로 쓰는 게 좋습니다 머니북 2013-03-06 15789
2659 [2012/08/10] 우리말) 도합과 모두 머니북 2012-08-10 15308
2658 [2011/11/24] 우리말) 자주 틀리는 맞춤법 머니북 2011-11-24 14210
2657 [2013/03/06] 우리말) 개그맨, 한글 박사가 되다 방송인 정재환 머니북 2013-03-06 14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