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5] 우리말) 초치

조회 수 5697 추천 수 0 2016.02.25 10:09:5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2. 25.(목요일)

 

 

 

안녕하세요.

 

어제는 오랜만에 편하고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면접도 잘 마쳤고방송도 무난하게 끝냈습니다. ^^*

 

오늘 아침 뉴스에 보니 대부분 언론에서 '외교부중국대사 초치'라는 제목이 보입니다.

외교부가 우리나라 국방 문제를 언급한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따졌다는 기사입니다.

 

'초치'

주로 외교에서 쓰는 말로 상대에게 항의의 뜻을 전달할 일이 있을 때 불러들인다는 뜻입니다.

 

언론에서 굳이 이런 낱말을 써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외교부에서 그런 낱말을 써서 언론이 그대로 받아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언론은 흔히 말하듯 중학생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수준에서 글을 써야 합니다.

그래야 일반 사람들이 그 뜻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만 쓰는 낱말을 쓰면 국민과 따로 놀며 권위의식 속에서 살겠다는 뜻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저라면

'외교부중국대사 초치'

'외교부중국대사 불러 엄중 항의'

'외교부중국대사에게 따져'라고 하겠습니다.

초치엄중항의 모두 한자이지만엄중이나 항의는 자주 써서 우리 눈과 귀에 익은 낱말입니다.

그러나 초치는 다릅니다.

국민들에게 어려운 한자 쓰기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면잘 쓰지 않는 낱말을 골라 써서 국민들 주눅 들게 할 뜻이 없다면,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풀어 써주는 게 언론의 도리라고 봅니다.

 

날씨가 좀 풀린 것 같습니다.

늘 건강 잘 챙깁시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도리기와 도르리]

 

안녕하세요.

비가 많이 내리네요.

어제 낸 문제 답은 '원산'입니다.
원산에 왜 "안경테의 두 알을 잇는 부분."이라는 뜻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매주 수요일에 저녁을 주지 않습니다.
집에 일찍 들어가서 식구들과 함께하라는 말인지, 아니면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주위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라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어제저녁은 제가 저희 기획실 식구들에게 신고식을 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을 대접하면서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

 

우리말에 '도리기'라는 게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나누어 낸 돈으로 음식을 장만하여 나누어 먹음. 또는 그런 일."을 뜻합니다.
국수 도리기/묵 도리기/술 도리기라고도 하고,
'도리기하다'꼴로도 씁니다.
물 다 대걸랑 둘이 반반씩 돼지나 한 마리 도리기해서...처럼 씁니다.

 

비슷한 소리로 '도르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음식을 차례로 돌려 가며 내어 함께 먹음. 또는 그런 일."을 뜻합니다.
국수 도르리, 한 집에 가서 보니 동네 사람 네댓이 모여 앉아서 쇠머리 도르리를 하는데 정작 술이 없데그려...처럼 씁니다.

'도리기'와 '도르리'는 뜻이 비슷해 보이지만 확실한 차이가 있습니다.

도르리는 혼자 내서 여럿이 나눠 먹는 것이고,
도리기는 여럿이 내서 같이 나눠 먹는 것입니다.

돈을 낼 때 혼자 내는지 여럿이 나눠내는지에 따라 나눌 수 있습니다.

어제저녁은 제가 도르리했습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958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5088
2296 [2014/04/04] 우리말) 사이시옷 머니북 2014-04-08 5603
2295 [2010/07/22] 우리말) '내 힘들다'를 거꾸로 하면? moneybook 2010-07-22 5600
2294 [2007/01/18] 우리말) 두루말이 화장지/두루마리 화장지 id: moneyplan 2007-01-19 5598
2293 [2010/07/01] 우리말) 아침 뉴스를 보면서... moneybook 2010-07-01 5593
2292 [2006/12/27] 우리말) 책을 구입하고 책 값을 지불하신다고요? id: moneyplan 2006-12-27 5589
2291 [2016/07/28] 우리말) 고은 시인 “세종은 나의 神, 한글은 나의 종교 머니북 2016-08-10 5586
2290 [2011/07/01] 우리말) 그대 이름은 바람 머니북 2011-07-01 5582
2289 [2015/07/09] 우리말) 너무 머니북 2015-07-10 5578
2288 [2006/12/29] 우리말) 하일라이트가 아니라 하이라이트 id: moneyplan 2006-12-29 5572
2287 [2016/08/10] 우리말) 청탁금지법 머니북 2016-08-10 5571
2286 [2015/09/22] 우리말) 한가위 뫼돌보기 머니북 2015-09-23 5569
2285 [2015/08/31] 우리말) 아들이삭 머니북 2015-08-31 5566
2284 [2014/06/09] 우리말) 비설거지와 표심설거지 머니북 2014-06-10 5564
2283 [2011/06/22] 우리말) 뼛속과 뱃속 머니북 2011-06-22 5558
2282 [2013/07/09] 우리말) 누구와 아무 머니북 2013-07-09 5553
2281 [2006/11/21] 우리말) 첫과 처음 id: moneyplan 2006-11-21 5553
2280 [2009/08/25] 우리말) 엣지있게 편집하라고? id: moneyplan 2009-08-25 5548
2279 [2016/01/08] 우리말) 엉덩이와 궁둥이 머니북 2016-01-09 5543
2278 [2012/03/07] 우리말) 충돌과 추돌조회 머니북 2012-03-08 5538
2277 [2010/11/19] 우리말) 트네기 moneybook 2010-11-19 5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