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2] 우리말) 삼일절

조회 수 3547 추천 수 0 2016.03.09 08:22:01

또 '삼일절'처럼 의미 있는 날의 월과 일을 나타내는 숫자 사이에 마침표나 가운뎃점 구분 없이 써도 됩니다. 
곧, '3·1' '3.1' 모두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가 삼일절이었습니다.
국권 회복을 위해 민족자존의 기치를 드높였던 선열들의 위업을 기리고 1919년의 3ㆍ1 독립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민족의 단결과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하여 제정한 국경일입니다.
그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삼일절처럼 뜻깊은 날은 월과 일을 나타내는 숫자 사이에 가운뎃점을 찍어서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3·1절'로 쓰는 거죠.
이건 한글맞춤법의 문장부호에 나오는데요. 이러한 규정은 컴퓨터를 널리 쓰기 전인 1988년에 만들어진 것이라서 불편할 때가 있었습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지난 2012년 본격적으로 개정 작업에 들어가서 2014년 8월 29일 개정안을 만듭니다.

그 때 바뀐 문장부호 몇 개를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줄임표의 경우 '……'만 쓸 수 있었는데, 이제는 컴퓨터 입력을 고려하여 '......'로 적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 '삼일절'처럼 의미 있는 날의 월과 일을 나타내는 숫자 사이에 마침표나 가운뎃점 구분 없이 써도 됩니다. 
곧, '3·1절' '3.1절' 모두 맞습니다.

삼일절, 단순히 하루 노는 날이 아닙니다.
선열들의 민족자존을 기리는 날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이따가와 있다가]

안녕하세요.

웬 비가 이리 많이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피해가 없기를 빕니다.

요즘 제가 하는 일은 예전부터 하던 일이 아니라 모든 일이 무척 긴장됩니다.
제가 실수하면 제가 속한 기관이 실수한 게 되니 더 부담이 됩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살려고 하는데, 이놈의 건망증은 어쩔 수 없네요.

그제는 
점심 먹으러 가려고 차 열쇠를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겁니다.
아마도 10분 넘게 책상을 뒤졌을 겁니다.
그때 누군가 전화를 하더군요.
"지금 어디 나갈 거야? 왜 차 시동은 걸어놨어?"
허걱... 제가 차에서 내리면서 열쇠를 안 빼고 그냥 나온 겁니다.

어제는
오전까지 잘 썼던 휴대전화가 안 보이는 겁니다.
은행 현금지급기에 가도 없고, 차에도 없고, 전화를 걸어도 아무도 안 받고...
나중에 알고 보니 강당 의자 위에 올려져 있더군요.
쩝... 제가 이렇습니다.

전화기 두 대를 잡고 통화하거나 쪽지창(메신저)을 하면서 통화할 때는 습관적으로 "이따 연락할게!"라고 말해 놓고는 금방 잊어버립니다.
제가 생각해도 보통 심각한 게 아닙니다.
벌써 이렇게 건망증이 심해서 어떡하려고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건망증이 없어지길 빌며 오늘 편지를 씁니다. ^^*
[이따가]로 소리 나는 말은 '있다가'와 '이따가'가 있습니다.
'있다가'는 '있'에 씨끝(어미) '다가'가 붙은 것으로 '있다'는 뜻과 '다가'라는 뜻이 같이 들어 있습니다.
밥을 먹다가 신문을 봤다나, 오다가 만났다, 집에 있다가 들켰다처럼 씁니다.

그러나
'이따가'는 "조금 지난 뒤에"라는 뜻의 어찌씨(부사)입니다.
준말이 '이따'입니다.
있다, 없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쉽게 갈라보면,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뜻이 있으면 '있다가'를 쓰고,
그렇지 않으면 '이따가'를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이따가 갈게'에는 존재의 뜻이 없이 잠시 뒤라는 뜻만 있으므로 '이따가'를 쓰고,
'동치미는 이따가 입가심할 때나 먹고'에서도 존재의 뜻이 없으므로 '이따가'를 씁니다.

'굴속에 느긋하게 있다가 밤에 돌아다녀라.'나
'2년여를 병상에 누워 있다가 2003년 눈을 감았다.'는 
어디에 존재한다는 뜻이 있으므로 '있다가'를 씁니다.

쉽게 가르실 수 있죠?

'이따가' 저녁에 술자리가 있는데 걱정이네요.
요즘은 술을 많이 마시면 가끔 기억 줄을 놓거든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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