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시는 것처럼 '잎새'가 표준말에 올랐습니다.
이제는 이파리, 잎, 잎사귀, 잎새 뭐든 다 쓸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네요.
집을 나서다 보니 이제는 이파리가 나오고 꽃이 핀 게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바야흐로 봄입니다. ^^*

잘 아시는 것처럼 '잎새'가 표준말에 올랐습니다.
이제는 이파리, 잎, 잎사귀, 잎새 뭐든 다 쓸 수 있습니다.

갑자기 윤동주 님의 서시가 떠오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한가하다와 느긋하다]


안녕하세요.



새벽 5시에 나와 급한 불 좀 끄고 나니 지금 이 시간이네요.

좀 한가로이 살고 싶은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 ^^*



저는 요즘 중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아내와 함께 공부하는 것도 사는 재미 가운데 하나더군요. ^^*

어제 들은 이야기입니다.

요즘 중국은 간자체라는 한자를 쓰는데, 이 글자체에는 중국의 문화와 중국의 넋이 들어 있지 않다고 하여

다시 예전의 글자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의 글자는 바로 우리가 쓰는 그런 복잡한 한자를 말합니다.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쓰는 말과 글에는 우리의 삶과 넋이 오롯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말을 쓰면 그 순간만큼은 우리를 짓밟은 일본의 넋이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이고,

좋은 우리말을 두고 한자를 쓰면 아직도 중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 옛날이 생각나고,

언죽번죽 영어를 쓰면 내 넋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겁니다.



앞에서 느긋하고 한가로이 살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겨를이 생겨 여유가 있다."는 뜻의 한가는 막을 한 자(閑)와 겨를 가(暇) 자를 쓴 한자말입니다.

이보다는 '한갓지게'나 '느긋하게'가 더 좋습니다.

저는 한갓지고 느긋하게 살고 싶습니다. ^^*



스스로 얼마나 마음을 쓰느냐에 따라 우리말을 찾아 쓰고 다듬을 수 있다고 봅니다.

더 나은 말과 더 깨끗한 말, 더 고운 말을 찾아 쓰고자 힘쓰는 것은

내 삶과 내 넋을 깨끗하게 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707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248
2676 [2015/02/06] 우리말) 터앝 머니북 2015-02-09 2703
2675 [2016/06/01] 우리말) 국보 1호? 머니북 2016-06-02 2719
2674 [2015/10/13] 우리말) 찌푸리다 머니북 2015-10-15 2759
2673 [2009/04/24] 우리말) 탈크와 탤크, 그리고 식약청 답변 id: moneyplan 2009-04-24 2771
2672 [2015/01/12] 우리말) 우리는 한국인인가?(박남 님 편지) 머니북 2015-01-12 2777
2671 [2014/05/23] 우리말) 다이어트 머니북 2014-05-23 2802
2670 [2015/08/24] 우리말) 풋낯과 풋인사 머니북 2015-08-25 2803
2669 [2015/05/11] 우리말) 일부와 일대 머니북 2015-05-12 2812
2668 [2016/04/25] 우리말) 선물과 물선 머니북 2016-04-26 2814
2667 [2013/12/02] 우리말) 녘 머니북 2013-12-02 2815
2666 [2015/03/11] 우리말) 무수다 머니북 2015-03-11 2827
2665 [2016/03/31] 우리말) 감치다 머니북 2016-04-01 2830
2664 [2015/02/02] 우리말) 되갚을 것은 없다 머니북 2015-02-02 2840
2663 [2015/08/20] 우리말) 배지 머니북 2015-08-20 2840
2662 [2016/07/08] 우리말) 깝살리다 머니북 2016-07-11 2847
2661 [2016/07/27] 우리말) 볏과 벼슬 머니북 2016-08-10 2848
2660 [2016/07/04] 우리말) 욱여넣다 머니북 2016-07-06 2849
2659 [2009/05/25] 우리말) 조문과 추모 id: moneyplan 2009-05-25 2850
2658 [2013/11/22] 우리말) '가다'와 '하다'의 쓰임이 다른 까닭은? 머니북 2013-11-22 2853
2657 [2015/04/27] 우리말) 춘향과 춘양 머니북 2015-04-27 2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