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8] 우리말) 떡볶이와 떡볶기

조회 수 5713 추천 수 0 2016.04.11 15:18:01

‘떡볶기’는 떡을 볶는 행위를 말하고 ‘떡 볶기’처럼 띄어 써야 한다. ‘떡볶이’는 떡을 볶아 놓은 음식을 가리킨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금요일입니다. ^^*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떡볶이와 떡볶기

‘떡볶이’와 ‘떡볶기’를 나란히 써 놓고 보면, 어느 것이 올바른 표기인지 헷갈릴 수가 있다. ‘떡볶기’는 떡을 볶는 행위를 말하고 ‘떡 볶기’처럼 띄어 써야 한다. ‘떡볶이’는 떡을 볶아 놓은 음식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떡볶이가 맛있다.”에서는 ‘떡볶이’이고, “떡 볶기가 재미있다.”에서는 ‘떡 볶기’이다. ‘구두닦이’와 ‘구두 닦기’도 마찬가지이다. 구두 닦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은 ‘구두닦이’이고, 구두를 닦는 행동을 가리켜 말할 때에는 ‘구두 닦기’이다. “구두닦이라고 해서 구두 닦기가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라고 구별해서 쓸 수 있다.

이처럼 ‘볶다’, ‘닦다’와 같은 말들은 그 명사형인 ‘볶기’, ‘닦기’ 외에 각각 음식 이름(‘-볶이’)과 직업 이름(‘-닦이’)을 나타내는 뒷가지로도 쓰임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면, ‘곱꺾이’란 말도 ‘꺾다’가 일을 나타내는 뒷가지(‘-꺾이’)로 쓰인 경우이다. ‘곱꺾이’는 “뼈마디를 오그렸다가 다시 폈다 하는 일”을 뜻하는 말이다. 또 음악에서 노래를 부를 때, “꺾이는 부분에 가서 소리를 낮추었다가 다시 소리를 돋우어 부드럽게 불러 넘기는 일”을 가리키기도 한다. ‘곱꺾기’가 아니라 ‘곱꺾이’임에 주의하자.

글을 쓸 때, ‘꺾다’, ‘낚다’, ‘닦다’, ‘볶다’ 들처럼 어간 말에 쌍기역(ㄲ)이 오는 말들이 가끔 혼란을 준다. 중학생들에게 받아쓰기를 시켜 보면, 뜻밖에도 ‘낚시’를 ‘낙시’로, ‘낙지’를 ‘낚지’로 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쌍기역 받침이 헷갈리고 있다는 증거이다. 하지만 그 용례가 많지 않으니, 잘 살펴 쓰면 어렵지 않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잊다 잊히다]



안녕하세요.



잘 아시는 것처럼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이 있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께서 여섯 달 전에 돌아가셨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석 달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 안타까웠지만 지금은 오래된 일처럼 그때 일이 가물가물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잘 잊나 봅니다.

그분들의 큰 뜻을 잊지 않고 잘 따라야 하는데, 이렇게 쉽게 잊나 봅니다.



'잊다'는 "한번 알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해 내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이 잊다의 피동형이 '잊히다'입니다.

오래전에 잊힌 일들을 다시 얘기할 필요는 없다나 정곡을 찌르는 그 말 한마디는 잊히지가 않는다처럼 씁니다.



이를 잊혀지다로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래전에 잊혀진 일들, 말 한마디는 잊혀지지가 않는다는 틀린 말입니다.

잊혀진 철도 틀렸습니다.



비록 사람은 가셨지만 그분들의 큰 뜻은 잊히지 않을 겁니다.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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