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0] 우리말) 수고하세요

조회 수 3600 추천 수 0 2016.05.11 08:31:00

물은 
막으면 고이고, 차면 넘치며, 돌이 있으면 돌아간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별로 달갑지 않은 비가 내리네요.
저는 오늘부터 목요일까지 서울로 출장을 떠납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수고하라는 말과 함께 멀리 떠납니다. ^^*

수고는 한자 受苦에서 왔다고 합니다.
"일을 하느라고 힘을 들이고 애를 씀. 또는 그런 어려움."이라는 뜻으로
'수고를 끼치다, 수고를 덜다, 수고를 아끼지 않다, 먼 길 오느라 수고가 많았다.'처럼 씁니다.

수고는 이처럼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기에
윗분들께는 '수고하세요'라고 인사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럼, 
저녁에 먼저 퇴근하면서 윗분들께는 어떻게 인사해야 할까요?

굳이 수고를 다른 말로 바꾸려고 하지 말고 
표현 자체를 달리하면 됩니다.
'먼저 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처럼 쓰면 되는 거죠.

살면서, 또는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잘 풀리지 않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억지로 뚫고 가려고 하기보다는 뒤집어서 생각하거나 돌아가면 뜻밖에 쉽게 풀릴 수도 있습니다.

물은 
막으면 고이고, 차면 넘치며, 돌이 있으면 돌아간다고 합니다.

오늘도 물처럼 살고자 합니다.

있는 척 재지 않고,
남을 기다릴 줄 알고, 욕심내지 않고, 급하게 서두르지 않으며
겸손하게 살고자 합니다.

마음이라도 이렇게 먹어야 그게 조금이나마 움직임으로 나오겠죠?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햇감자와 해땅콩]

안녕하세요.

아침에 김유용 박사와 차를 한 잔 했는데 '대잎차'라고 적혀 있네요.
'댓잎차'가 맞습니다.
김 박사님!
아침에 마친 차 참 맛있었습니다. ^^*

요즘 시장에 나가면 벌써 햅쌀이 나와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말에 "그해에 난"이라는 뜻을 더하는 앞가지(접두사)는 '햇-/해-'가 있습니다.
'햇-'은 뒷말이 예사소리인 일부 이름씨(명사) 앞에 붙어 '햇곡식/햇과일'과 같이 쓰이고,
뒷말이 된소리나 거센소리인 일부 명사 앞에는 접사 ‘해-’가 붙어 “해쑥/해콩/해팥”과 같이 씁니다.

더 쉽게 보면
"그해에 난"이라는 뜻의 앞가지는 '해'이고
뒤에 오는 낱말이 된소리나 거센소리가 아니면 사이시옷을 넣어 적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햇감자, 햇과일, 햇것, 햇병아리, 햇비둘기, 햇솜, 햇순, 햇나물로 쓰고,
해쑥, 해팥, 해땅콩으로 쓰는 게 바릅니다.

근데 이상하게 쌀은 '해쌀'이 아닌 '햅쌀'이라고 합니다.
그 까닭은 내일 설명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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