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얼토당토않다]
안녕하세요.
한가위 잘 보내셨나요? 저는 이번에 고향에 가지 못했습니다. 회사일이 너무 바빠서 제가 가지 못하고, 어머니가 올라오셨습니다.
예전에는 아무리 바빠도 고향에는 꼭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회사일 핑계 대고 고향에 가지 않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그렇게 되고 보니 좀 뻘쭘하네요. ^^*
우리말에 '얼토당토않다'는 말이 있습니다. '옳지도 마땅하지도 않다'는 말에서 왔습니다. '옳다'와 '마땅하다'를 모두 부정하고 있으니 '전혀 합당하지 않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는 게 이런 건가 봅니다. 가끔은 얼토당토않은 일은 하면서 살아가는 게 삶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록 얼토당토않은 일을 하고, 또 그런 일을 겪고 살더라도 그래도 많이 웃는 데는 당할 장사 없을 겁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뻘쭘하다'는 "어색하고 민망하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