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4] 우리말) 몹쓸

조회 수 3577 추천 수 0 2016.06.15 08:52:38

우리말 '몹쓸 놈'에서 '몹쓸'은 
쓰지 못할 이라는 뜻이 아니라
"악독하고 고약한"이라는 뜻을 지닌 관형사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무척 더울 것 같습니다.
어제 미국에서는 누군가 총을 쏴서 100명 정도가 다쳤다고 합니다.
며칠 전 우리나라 한 섬에서는 집단 성폭행이 있었습니다.
모두 나쁜 사람들입니다.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사회에서 쓰지 못할 못쓸 사람이 아니라 악독하고 고약한 몹쓸 사람입니다.

우리말 '몹쓸 놈'에서 '몹쓸'은 
쓰지 못할 이라는 뜻이 아니라
"악독하고 고약한"이라는 뜻을 지닌 관형사입니다.
몹쓸 것/몹쓸 곳/몹쓸 놈/몹쓸 말/몹쓸 병/몹쓸 사람/몹쓸 짓/나는 술에 취해 아이에게 몹쓸 소리를 마구 해 대고 말았다처럼 씁니다.

사람은 누구나 소중합니다.
그런 소중한 사람을 해친 사람은 '몹쓸 놈'입니다.

몹쓸 것, 몹쓸 놈, 몹쓸 말, 몹쓸 병, 몹쓸 사람이 없는 사회가 좋은 사회겠죠?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안쫑잡다]

안녕하세요.

지난주는 일주일 내내 감사를 받느라 무척 힘들었습니다. 기관의 기획실장으로서 온몸으로 감사를 받았습니다. ^^*
다음 주에 보완감사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별 탈 없이 잘 지나갔습니다.

우리말에 '안쫑잡다'는 말이 있습니다.
'안쫑'이라는 낱말은 우리는 쓰지 않으나 북한에서는 "마음속으로 종잡는 짐작이나 대중"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쫑잡다'는 낱말은 사전에 있어
"마음속에 품어 두다, 겉가량으로 헤아리다."라는 뜻으로 씁니다.
쉽게 풀면 "마음속으로 대충 헤아리다"는 뜻이 됩니다.

이 안쫑잡다를 안쪽이 있는 마음을 잡는다고 생각해서 '안쪽잡다'라고 쓰시는 분을 봤습니다. 
그러나 표준어 규정에 보면,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뜻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 가운데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그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쪽잡다'를 버리고 '안쫑잡다'를 표준어로 삼았습니다.

두 개 가운데 하나만을 표준어를 잡는 것은 복수 표준어와 대립하는 처리인데,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려면 그 발음 차이가 이론적으로 설명되든가, 
두 형태가 비등하게 널리 쓰이든가 하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음에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게 되면,
국어를 풍부하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일으킬 수 있을 때 하나만 표준어로 봅니다.

감사를 받으면서,
감사관이 요청한 자료를 다 내주는 것도 이상하고,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자료를 안 내주는 것도 안 될 말이고...
감사관이 무슨 생각으로, 어떤 목적으로 이 자료를 내라고 하는지를 안쫑잡아 적당한 선에서 자료를 내줍니다.
제가 그렇게 감사를 받았더니,
감사가 끝날무렵 한 감사관이 "수감 참 잘하시네요."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세상 참... 감사를 받으면서 감사관에게 칭찬을 듣기는 처음입니다. ^^*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고운 마음으로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437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977
1476 [2012/06/08] 우리말) 센티미터 머니북 2012-06-08 3608
1475 [2010/07/13] 우리말) 족집게 moneybook 2010-07-13 3608
1474 [2010/11/23] 우리말) 골덴과 코르텐 moneybook 2010-11-23 3606
1473 [2008/01/16] 우리말) 캐주얼을 우리말로 하면? id: moneyplan 2008-01-16 3606
1472 [2017/03/29] 우리말) 씨양이질 머니북 2017-03-30 3605
1471 [2015/07/09] 우리말) 너무 머니북 2015-07-10 3605
1470 [2008/12/01] 우리말) 알심 id: moneyplan 2008-12-01 3605
1469 [2008/02/20] 우리말) 빚쟁이 id: moneyplan 2008-02-20 3605
1468 [2007/09/28] 우리말) 고바위에 오르다? id: moneyplan 2007-09-28 3605
1467 [2017/04/21] 우리말) 맑순 주세요 머니북 2017-04-22 3604
1466 [2014/09/22] 우리말) 야식과 밤참 머니북 2014-09-22 3604
1465 [2012/10/17] 우리말) 편지 두 개 소개 머니북 2012-10-17 3604
1464 [2007/07/30] 우리말) 담백한 게 아니라 깔끔한 것 입니다 id: moneyplan 2007-07-31 3604
1463 [2013/08/09] 우리말) 공골차다 머니북 2013-08-12 3603
1462 [2010/02/26] 우리말) 헝겁과 헝겊 id: moneyplan 2010-02-26 3603
1461 [2008/08/13] 우리말) 나부끼다와 나붓기다 id: moneyplan 2008-08-13 3603
1460 [2014/01/21] 우리말) 사전 머니북 2014-01-21 3602
1459 [2008/04/17] 우리말) 눈가에 생긴 잔주름 id: moneyplan 2008-04-18 3602
1458 [2011/12/21] 우리말) 종군위안부(2) 머니북 2011-12-21 3601
1457 [2009/09/15] 우리말) 독농가와 모범 농가 id: moneyplan 2009-09-15 3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