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24] 우리말) 골탕

조회 수 3083 추천 수 0 2016.06.26 10:31:15

.

안녕하세요.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로 갈음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쓴 우리말 편지입니다.


[골탕]

안녕하세요.

날씨가 조금씩 풀리나 봅니다.
추운 날에는 따뜻한 국물이 가장 좋은데... ^^*

오늘은 국물 이야기 하나 할게요.
'골탕'이라는 낱말을 하시죠?
그는 개구쟁이 동생에게 늘 골탕을 먹곤 한다, 그들을 골탕먹이고는 마침내 멀어져 갔다처럼
"한꺼번에 되게 당하는 손해나 곤란"이라는 뜻의 이름씨(명사)입니다.

또, 골탕에는 
소의 등골이나 머릿골에 녹말이나 밀가루 따위를 묻혀 기름에 지지고 달걀 푼 것을 씌운 뒤 이를 맑은장국에 넣어서 다시 끓여 익힌 국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아마도 뼈(骨)를 끓인 국(湯)에서 왔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글 맞춤법에 보면,
둘 이상의 낱말이 어울리거나 접두사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은 각각 그 원형을 밝혀 적되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것은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고
그 보기로 '골탕'의 '골'은 '곯(다)' 또는 '골(骨)'일 수도 있겠으나 확실하지 않으므로 소리대로 '골'로 적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어쨌든 말뿌리(어원)이 확실하지 않다는 말일 겁니다.

'골탕'이 본디는 맛있는 국물에서 손해나 곤란이라는 뜻으로 바뀐 겁니다.
이건 아마도,
'곯다'라는 말이 '골탕'과 음운이 비슷함에 따라 '골탕'이라는 말에 '곯다'라는 뜻이 살아나고, 
또 '먹다'라는 말에 '입다', '당하다'의 뜻이 살아나서 '골탕먹다'가 "겉으로는 멀쩡하나 속으로 남모르는 큰 손해를 입게 되어 곤란을 겪는다"는뜻으로 쓰이게 된 것 같습니다.
학문적으로는 근거를 댈 수 없는 그냥 제 생각입니다. ^^*

골탕뿐만 아니라 '넋살탕'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인데
"넋이 나갈 정도의 호된 골탕"이라는 뜻입니다.

골탕을 먹고 싶지도 않고, 넋살탕을 먹고 싶지도 않지만,
따뜻한 골탕은 맛있게 먹고 싶습니다.

차가운 날씨 잘 꾀서 
감기들지 마시고 잘 지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86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381
2456 [2007/03/21] 우리말) 파래, 퍼레, 파란색, 파랑색 id: moneyplan 2007-03-21 5274
2455 [2017/06/19] 우리말) 미닫이와 빼닫이 머니북 2017-06-22 5267
2454 [2006/11/21] 우리말) 첫과 처음 id: moneyplan 2006-11-21 5241
2453 [2013/02/01] 우리말) 거나하다/건하다 머니북 2013-02-01 5232
2452 [2006/12/27] 우리말) 책을 구입하고 책 값을 지불하신다고요? id: moneyplan 2006-12-27 5232
2451 [2011/06/22] 우리말) 뼛속과 뱃속 머니북 2011-06-22 5231
2450 [2011/07/01] 우리말) 그대 이름은 바람 머니북 2011-07-01 5219
2449 [2006/12/29] 우리말) 하일라이트가 아니라 하이라이트 id: moneyplan 2006-12-29 5212
2448 [2007/06/29] 우리말) 평이 아니라 제곱미터 id: moneyplan 2007-06-29 5205
2447 [2011/10/14] 우리말) 휭하니와 힁허케 머니북 2011-10-14 5196
2446 [2006/11/15] 우리말) 택도없긴... 턱도없지... id: moneyplan 2006-11-15 5185
2445 [2006/11/26] 우리말) 가엾고 설운 어린아이 id: moneyplan 2006-11-27 5183
2444 [2013/07/09] 우리말) 누구와 아무 머니북 2013-07-09 5161
2443 [2011/07/12] 우리말) 째/체/채 머니북 2011-07-12 5139
2442 [2007/02/26] 우리말) '이력'은 순 우리말입니다 id: moneyplan 2007-02-27 5136
2441 [2006/12/02] 우리말) 윤슬이라는 낱말을 아세요? id: moneyplan 2006-12-04 5113
2440 [2017/11/14] 우리말) 시 감상 머니북 2017-11-16 5112
2439 [2011/10/05] 우리말) 먹거리와 먹을거리 모두 맞습니다 머니북 2011-10-05 5109
2438 [2015/06/12] 우리말) 부딪힐 때와 부딪칠 때 머니북 2015-06-12 5098
2437 [2006/09/29] 우리말) 이걸 처먹으라고? id: moneyplan 2006-09-29 5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