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9] 우리말) 알콜 -> 알코올

조회 수 3168 추천 수 0 2016.08.10 09:40:00

alcohol을 우리말로 적으면 '알코올'입니다. 긴소리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알콜'이 맞을 것 같은데...
이건, 같은 유형의 화합물인 에탄올, 메탄올 등과의 관련성을 밝혀주기 위해 '알콜'이 아니라 '알코올'로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보다 더 덥다고 하네요.
여름이라서 더운 거겠죠? 여름에 추우면 이상하잖아요. ^^*

어젯밤에 곡차를 좀 많이 마셨더니 아침까지...
오랜만에 알코올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쓰는 말을 우리말로 적는 방법을 외래어표기법이라고 합니다.
우리말에서는 외래어를 적을 때 긴소리(장음)를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오사카'라고 쓰지 않고 '오사카'라고 씁니다.
team도 '티임'이라고 적지 않고 '팀'이라고 적습니다.

사실, 긴소리를 써서 외래어를 적어 주는 것이 그 말을 쓰는 외국 발음에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래어표기법은 외국인을 위한 게 아니라, 우리말을 쓰는 우리를 위한 겁니다.
외국 현지 실정에 맞게 긴소리를 다 받아서 적어주려면 너무 복잡하고, 일일이 기억하기도 힘들 겁니다.
외래어를 우리말로 적을 때 긴소리를 쓰지 않으면, 이런 걱정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
우리말도 긴소리를 적지는 않습니다. 
잠자는 밤과 먹는 밤은 긴소리와 짧은소리로 발음은 다르지만 적기는 같이 적습니다.
입에서 나오는 말과 타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알'이나 '바암'으로 적지 않습니다.

우리말도 이렇게 긴소리를 따로 적지 않는데, 외래어를 적으면서 굳이 긴소리를 적을 까닭이 없잖아요. 

세상에는 늘 예외가 있습니다. ^^*
alcohol을 우리말로 적으면 '알코올'입니다. 긴소리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알콜'이 맞을 것 같은데...
이건, 같은 유형의 화합물인 에탄올, 메탄올 등과의 관련성을 밝혀주기 위해 '알콜'이 아니라 '알코올'로씁니다.

그런 게
셀룰로오스, 말토오스, 리보오스, 락타아제, 말타아제 따위가 있습니다.

더 재밌는 것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기존 표기와 대한화학회 표기법을 모두 허용합니다.
따라서, 프럭토오스, 클루코오스, 말토오스, 스크로스, 락토오스, 펜토오스, 헥소오스, 갈락토오스, 셀룰로오스, 마노오스, 카르복시산처럼 긴소리로 적어도 됩니다.

어지럽네요. ^^*
정리하면,
셀룰로스/셀룰로오스, 말토스/말토오스, 리보스/리보오스 모두 맞지만,
자주 쓰는 알코올은 알콜로 쓰지 않습니다.

정말 어지럽죠?
저는 쉬운 우리말이 좋습니다.
'알콜'이나 '알코올'보다 그냥 '곡차'라고 하는 게 더 좋고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쓴 우리말 편지입니다.



[나달과 세월]

안녕하세요.

이제 한 해가 가는 게 보이네요.
고작 열흘만 있으면 2009년이 지나갑니다.

'나달'이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나달에 할 수 있는 일을 이레나 걸려서 했다'에서는
"나흘이나 닷새가량"이라는 뜻이지만,
'흐르는 나달을 어찌 잡을꼬...'에서는 세월, 곧,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제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벌써 나달가는 게 두렵습니다.
해 놓은 것은 없고, 시간은 흐르고... 
그러니 나달가는 게 두렵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겠죠. ^^*

흐르는 나달을 한갓지게 즐기는 삶이 되어야 할 텐데,
저는 왜 가는 시간이 이리 아쉬울까요. ^^*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43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974
396 [2010/03/05] 우리말) 난이도가 높은 => 꽤 까다로운 id: moneyplan 2010-03-05 3172
395 [2009/01/13]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1-13 3172
394 [2008/03/24] 우리말) 삶과 죽음 그리고 죽살이 id: moneyplan 2008-03-25 3172
393 [2011/01/07] 우리말) 책 소개(우리 삶에 가장 소중한...) moneybook 2011-01-07 3171
» [2016/07/19] 우리말) 알콜 -> 알코올 머니북 2016-08-10 3168
391 [2010/08/13] 우리말) 거방지다 moneybook 2010-08-13 3169
390 [2009/02/09] 우리말) 쥐꼬리와 쥐 꼬리 id: moneyplan 2009-02-10 3169
389 [2016/02/16] 우리말) 덕분/때문 머니북 2016-02-16 3168
388 [2008/07/09] 우리말) 엉터리 말과 자막 id: moneyplan 2008-07-09 3168
387 [2012/12/11] 우리말) 영어 교육3 머니북 2012-12-11 3167
386 [2010/04/20] 우리말) 병해충과 병충해 id: moneyplan 2010-04-20 3167
385 [2009/11/10] 우리말) 주기와 주년 id: moneyplan 2009-11-10 3167
384 [2009/05/16] 우리말) '아이'의 준말은 '얘'가 아니라 '애'입니다. id: moneyplan 2009-05-18 3167
383 [2009/03/04] 우리말) 막장은 희망입니다 id: moneyplan 2009-03-04 3167
382 [2009/01/10] 우리말) 어제 낸 문제 답은 워낭입니다 id: moneyplan 2009-01-10 3167
381 [2010/06/03] 우리말) 데구루루 moneybook 2010-06-03 3166
380 [2009/09/09] 우리말) 어제 받은 편지를 소개합니다 id: moneyplan 2009-09-09 3166
379 [2008/08/14] 우리말) 날름과 낼름 id: moneyplan 2008-08-14 3166
378 [2015/04/03] 우리말) 지반침하와 땅꺼짐 머니북 2015-04-03 3165
377 [2015/01/23] 우리말) 압화와 누름꽃(2) 머니북 2015-01-23 3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