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6] 우리말) 어떻게/어떻해

조회 수 3273 추천 수 0 2016.08.10 09:43:02

따라서, '이제 난 어떡해'는 말이 되지만, '이 일을 어떡해 처리하지?'처럼 쓸 수는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젯밤에 잘 주무셨나요?
저는 밤잠을 좀 설쳤습니다. 너무 더워서요. 

남들은 휴가 간다는데, 저는 일이 더 많아져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행정부에서 입법부로 내년도 예산을 넘기는 게 9월 3일입니다.
그 전에 기재부에서 내년 예산안을 짜야 하는데, 요즘 그 작업이 막바지입니다.
제가 맡은 일이 내년도 인력 확보에 관한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행자부와 기재부를 찾아다니면서 예산확보를 위해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여름에 휴가도 못 가고 그렇게 뛰어만 다니면 어떻게 하냐고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그거야 뭐... 제 팔자려니 해야죠... ^^*

오늘은 어떻게 어떡해, 어떻해를 갈라보겠습니다.

'어떡해'는 '어떻게 해'가 줄어든 말입니다.
곧, 낱말이 아니라 하나의 구로써, 문장에서 서술어 노릇을 합니다.
출근해야 하는데 눈이 많이 와서 어떡해, 오늘까지 배달이 안 되면 어떡하지?, 내가 어떡하면 화가 풀리겠니?
처럼 씁니다.

'어떻다'는 그림씨(형용사)입니다. 
"의견, 성질, 형편, 상태 따위가 어찌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어떻게'는 '어떻다'의 활용형으로 부사로 씁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 몸은 좀 어때?, 네 의견은 어떠니?
처럼 씁니다.

'어떻해'는 없습니다.

조금 헷갈리지만,
'어떻게 해'는 하나의 구이고, 이 구가 줄어든 '어떡해'도 움직씨(동사)이므로 서술어로 쓸 수는 있지만 동사를 수식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제 난 어떡해'는 말이 되지만, '이 일을 어떡해 처리하지?'처럼 쓸 수는 없습니다.

'휴가 못 가면 어떡해?'라고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좀 더 움직여서 조직에 도움이 된다면, 그까짓 휴가쯤이야 '어떻게' 되도 상관 없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쓴 우리말 편지입니다.



[새날이 도래]

안녕하세요.

어제 진면목보다는 참모습이라는 낱말을 쓰는 게 좋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이야기 좀 더 할게요.

많은 사람이 깨끗한 우리말보다 한자 낱말을 쓰거나 영어를 섞어 쓰면 더 유식하게 보이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영어를 섞어서 쓰면 유식해 보이는 게 아니라 속 없어 보이고,
한자 낱말을 많이 쓰면 어색하게 보입니다.

낼모레 새해가 되면
새날이 밝았다나 새날이 왔다고 하면 될 것을 새날이 도래했다고 한다고해서 더 유식해 보이는 것은 아니잖아요.

뭔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보다는 뭔가를 좋아하는 흐름이나 끼가 있다가 더 좋고,
무엇에 기인한다보다는 무엇 때문이라고 하는 게 더 깨끗하며,
한자 낱말라고 쓰기보다는 한자 낱말이라고 쓰는 게 더 좋다고 봅니다.

우리말을 우리가 나서서 다듬고 깨끗하게 써야 한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155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7035
2436 [2015/06/12] 우리말) 부딪힐 때와 부딪칠 때 머니북 2015-06-12 5155
2435 [2006/10/31] 우리말) 시월의 마지막 밤 id: moneyplan 2006-11-01 5149
2434 [2013/09/16] 우리말) 시키다 머니북 2013-09-16 5146
2433 [2006/11/08] 우리말) 인상/인하는 값 오름/값 내림으로 id: moneyplan 2006-11-08 5137
2432 [2015/03/25] 우리말) 조글조글 머니북 2015-03-25 5134
2431 [2011/09/15] 우리말) ~길래와 ~기에 머니북 2011-09-15 5102
2430 [2013/03/13] 우리말) 사달과 오두방정 머니북 2013-03-13 5101
2429 [2016/03/18] 우리말) 제비추리와 제비초리 머니북 2016-03-18 5096
2428 [2006/11/11] 우리말) 빼빼로 데이? 농민의 날! id: moneyplan 2006-11-13 5087
2427 [2010/01/18] 우리말) 우리는 내일이 없는 민족? id: moneyplan 2010-01-18 5086
2426 [2013/09/06] 우리말) 자랑합니다 머니북 2013-09-09 5085
2425 [2006/10/23] 우리말) 열심히 다좆치고 죄어치겠습니다 id: moneyplan 2006-10-23 5084
2424 [2016/05/09] 우리말) 집가심과 볼가심 머니북 2016-05-10 5082
2423 [2006/11/30] 우리말) '개사료'가 아니라 '개 먹이'나 '개밥' id: moneyplan 2006-11-30 5080
2422 [2012/11/23] 우리말) 시럽다 -> 시리다 머니북 2012-11-23 5078
2421 [2007/01/03] 우리말) 어제 시무식에서 들은 말 id: moneyplan 2007-01-03 5074
2420 [2007/04/02] 우리말) 애먼 사람 잡지 않길...... id: moneyplan 2007-04-02 5067
2419 [2017/11/06] 우리말) 우리나라와 저희나라 머니북 2017-11-06 5065
2418 [2007/03/15] 우리말) 꽃잠 잘 잤어? id: moneyplan 2007-03-15 5064
2417 [2007/01/04] 우리말) 두껍다와 두텁다 id: moneyplan 2007-01-04 5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