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다’는 말은 “어떤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뜻으로, ‘속도’와 관계가 있는 말이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말이면서도 때로 그 뜻을 잘못 이해하고 엉뚱하게 쓰고 있는 말들이 가끔 있다. ‘빠르다’라는 말도 그러한 말들 가운데 하나다. 예를 들어, “북한산 단풍이 예년보다 빨리 물들었다.”라는 말은 별로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 대학에 가장 빨리 원서를 냈다.”는 말도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들린다. 그러나 이와 같은 말들은 모두 ‘빠르다’를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말들을 바루면 “북한산 단풍이 예년보다 일찍 물들었다.”, “그 대학에 가장 일찍 원서를 냈다.”가 된다.

‘빠르다’를 잘못 사용하는 사례는 일상생활에서 거의 보편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아이에게 너무 빨리 영어교육을 시키는 게 아닐까?” 하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우리 아이에게 너무 일찍(또는 ‘너무 이르게’) 영어교육을 시키는 게 아닐까?”로 말해야 올바른 표현이다. “약속 장소에 1시간이나 빨리 나와서 기다렸다.”는 말도 “약속 장소에 1시간이나 일찍 나와서 기다렸다.”로 고쳐 써야 한다.

‘빠르다’는 말은 “어떤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뜻으로, ‘속도’와 관계가 있는 말이다. “나이가 드니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라든가, “걸음이 빠르다.”, “말이 빠르다.”, “손놀림이 빠르다.” 들처럼 쓴다. 이와는 달리, “계획한 때보다 앞서”라는 뜻으로 쓰는 말은 ‘일찍’, 또는 ‘이르다’라는 말이다. 이때에는 속도가 아니라 ‘시기’, ‘때’와 관계가 있는 것이다. “그는 여느 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김장 담그기가 이른 감이 있다.” 들처럼 쓴다. 이와 같이, 어떤 때나 시기보다 앞서거나 앞서 행하는 것은 ‘빠르다’가 아니라 ‘이르다’, ‘일찍’ 등으로 표현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생량머리]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 답은 '깍두기'입니다.
창피하지만 저는 깍두기에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는 사람이나 그런 신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 있는 것을 몰랐습니다.
답을 보내주신 것을 보니 많은 분이 이미 알고 계셨네요.
제가 돈이 많다면 답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선물을 드릴 텐데, 제가 말단 공무원이다 보니 그럴 돈이 없습니다. ^^*
모두 여섯 분께 선물을 보내드렸습니다.(답장 세 분, 댓글 세 분)

오늘은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이 국정감사를 받는 날입니다.
그래서 어제저녁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꼬빡 밤을 새웠습니다.
역시 제철은 속일 수 없어서 저녁과 새벽에는 제법 춥더군요.

우리말에 '생량머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초가을로 접어들어 서늘해질 무렵"이라는 뜻입니다.

저녁으로 산들하니 나날이 달라가는 생량머리에 순제는...,
먼지잼으로 소나기가 한줄기 지나고 난 다음이라 비거스렁이로 불어오는 생량머리 건들마가 등줄기가 자그럽게 시원했다.(송기숙, 암태도)
처럼 씁니다.

생량을 生凉이라 쓰는데 량이 서늘할 량 자 네요.
저는 이걸 보면서 왜 '나마비루'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네요. 아침부터... ^^*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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