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6] 우리말) 굴지

조회 수 3609 추천 수 0 2017.01.17 09:01:10

.

안녕하세요.

아침에는 무척 추웠는데, 지금은 날씨가 꽤 풀렸습니다.
아침에 본 한 신문 맨 위 왼쪽에 '굴지'가 소개되어 있네요.
"매우 뛰어나 수많은 가운데서 손꼽힘."이라는 풀이도 달려 있었습니다.

우리 손가락은 모두 10개입니다.
손가락을 꼽아 뭔가를 세려면 10개까지 밖에 셀 수 없습니다.
10개가 넘어가면 발가락까지 써야 합니다. ^^*

수많은 것 가운데서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열 개만 가리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 "손가락을 하나씩 고부리며 수를 헤아리다."는 뜻에서 "많은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 만큼 뛰어나거나 그 수가 적다."을 가리키는 말로 뜻이 넓어졌을 겁니다.

오늘 오후에 특별검찰에 우리나라 굴지의 회사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고 합니다.
첫손가락에 꼽을 그런 회사가 어쩌다 부회장의 구속영장까지 청구되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안타깝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잊힌 전쟁과 잊혀진 전쟁]

안녕하세요.

오늘이 6·25 60 주년이네요.

1.
오늘 아침 6:02, KBS뉴스에서 앵커가 "잊혀진 전쟁"이라고 했습니다.
'잊다'의 피동형은 '잊히다'입니다. 
그것을 다시 피동화한 '잊혀지다'는 현행 어법에 따르면 어긋난 표현입니다.
'잊힌 전쟁'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맞춤법에 따르면 그렇지만, 좀 다르게 볼 수도 있습니다.
어제 냄새/내음, 나래/날개 따위의 말맛이 다르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잊은 전쟁, 잊힌 전쟁, 잊어진 전쟁...은 모두 말맛이 다릅니다.
'잊힌'은 시간 흐름에 따라 저절로 모르게 되는 것을 뜻한다면,
'잊혀진'은 피동접사 '지'가 붙어 외부 자극이나 인위적 조건 등으로 인해 모르게 된 것을 뜻합니다.
이렇게 말맛이 조금씩 다르다면 경우에 따라 우리말 문법에서 이중피동을 허용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
오늘 아침 MBC뉴스에서는 '6.25'라고 했고, KBS에서는 '6·25'라고 했습니다.
여기에는 가운뎃점을 쓰는 게 바릅니다. MBC가 틀렸고, KBS가 바릅니다.


3.
뉴스에 가끔 외국 사람들 인터뷰가 나옵니다. 저는 그런 것을 들으면서 자막을 꼭 봅니다. 혹시 틀린 글자 있나 찾는 거죠. ^^*
오늘 아침 6:45, MBC에서 아이폰4가 뉴욕에서 나왔다는 뉴스를 전하면서 미국사람 인터뷰를 했습니다.
말로는 "for few hours"라고 한 것 같은데, 자막은 '네 시간 동안'이라고 나오더군요.
전체적인 뜻은 통하겠지만, 영어 번역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혹시 제가 잘못 들었다면 다행이지만요. ^^*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43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981
1236 [2011/05/11] 우리말) 외래어 표기법 기초 몇 가지 moneybook 2011-05-11 4258
1235 [2011/05/09] 우리말) 매다와 메다 moneybook 2011-05-09 5805
1234 [2011/05/06] 우리말) 안갚음과 치사랑 moneybook 2011-05-06 3443
1233 [2011/05/04] 우리말) 염전과 소금밭 moneybook 2011-05-04 3747
1232 [2011/05/03] 우리말) 시합과 겨루기 moneybook 2011-05-03 3464
1231 [2011/05/02] 우리말) 오뚜기와 오뚝이 moneybook 2011-05-02 4071
1230 [2011/04/28] 우리말) 빙부와 빙모 moneybook 2011-04-28 12980
1229 [2011/04/27] 우리말) 국어사전 moneybook 2011-04-27 3543
1228 [2011/04/26] 우리말) 야식은 밤참으로 ^^* moneybook 2011-04-26 3554
1227 [2011/04/25] 우리말) 요금, 값, 삯, 비 moneybook 2011-04-25 3640
1226 [2011/04/21] 우리말) 우리말 ^^* moneybook 2011-04-21 3443
1225 [2011/04/20] 우리말) 곡우와 우전 moneybook 2011-04-20 3861
1224 [2011/04/19] 우리말) 나라꽃 무궁화 moneybook 2011-04-19 3447
1223 [2011/04/18] 우리말) 내 남편과 우리 남편 moneybook 2011-04-18 3854
1222 [2011/04/15] 우리말) 우리나라와 저희 나라 moneybook 2011-04-15 3824
1221 [2011/04/14] 우리말) 벚꽃 이야기 moneybook 2011-04-14 3482
1220 [2011/04/13] 우리말) 비명과 환호성 moneybook 2011-04-13 3926
1219 [2011/04/12] 우리말) 예부터 moneybook 2011-04-12 3668
1218 [2011/04/11] 우리말) 너스레 moneybook 2011-04-12 3342
1217 [2011/04/09] 우리말) 제가 누구냐고요? moneybook 2011-04-09 3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