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8] 우리말) 분수와 푼수

조회 수 3457 추천 수 0 2017.02.09 08:28:21

.

안녕하세요.

예전에 보낸 편지를 붙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분수와 푼수]
안녕하세요.

어제 오후 MBC텔레비전에서 100Kg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무게 단위인 킬로그램은 kg로 씁니다. 거리 단위 미터도 소문자 m입니다.

언젠가
주책이 주착에서 왔고, 주착의 뜻은 "일정한 생각이나 줏대"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본디는 '주책이 없다'고 쓰다가 '주책없다'가 되었고, 지금은 그냥 '주책'이라고만 써서 
'주책'이 "줏대가 없다"는 뜻으로 씁니다.

한자말이 바뀌어 우리말에 된 것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네요.
푼수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본디는 분수(分數)로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라는 뜻이었지만 소리내기 쉽게 '푼수'로 바뀌었고,
이 또한 '푼수 없다'가 '푼수없다'로 되었고, 지금은 그냥 '푼수'라고만 써서
'푼수'가 "푼수가 없다"는 뜻으로 씁니다.
(아직 사전에 '푼수없다'는 한 낱말로 오르지 못했습니다.)

세상은 돌고 돌아
주착이 주책이 되고, 줏대 있다는 낱말에 줏대 없다는 뜻이 들어가고,
분수가 푼수가 되며, 지혜가 있다는 낱말에 지혜가 없다는 뜻이 들어갔습니다.
전혀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말이 되고,
또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삽으로 흐르는 강물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흐르는 물에 삽을 넣어보고 싶은 하루입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041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926
776 [2009/06/26] 우리말) 실수 몇 개 id: moneyplan 2009-06-26 2960
775 [2009/06/25] 우리말) 배참 id: moneyplan 2009-06-25 3370
774 [2009/06/24] 우리말) 짝꿍과 맞짱 id: moneyplan 2009-06-24 3331
773 [2009/06/23] 우리말) 까칠하다와 거칫하다 id: moneyplan 2009-06-23 3626
772 [2009/06/22] 우리말) 조카와 조카딸 id: moneyplan 2009-06-22 3849
771 [2009/06/19] 우리말) 오사바사하다 id: moneyplan 2009-06-19 3191
770 [2009/06/18] 우리말) 걸판지다와 거방지다 id: moneyplan 2009-06-19 3739
769 [2009/06/17] 우리말) 제비집 id: moneyplan 2009-06-17 3070
768 [2009/06/16]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6-16 3658
767 [2009/06/15] 우리말) 음식 맛 id: moneyplan 2009-06-15 3164
766 [2009/06/12] 우리말) 처신과 채신 id: moneyplan 2009-06-12 3315
765 [2009/06/11] 우리말) 주책과 주착, 채비와 차비 id: moneyplan 2009-06-11 3684
764 [2009/06/10] 우리말) 불임과 난임 id: moneyplan 2009-06-10 4444
763 [2009/06/09] 우리말) 처, 아내, 지어미, 마누라, 옆지기 id: moneyplan 2009-06-09 3592
762 [2009/06/08] 우리말) 정확과 적확 id: moneyplan 2009-06-08 3312
761 [2009/06/05] 우리말) 어부인이 아니라 그냥 부인입니다. id: moneyplan 2009-06-05 3699
760 [2009/06/04] 우리말) 피로야 제발 가라... id: moneyplan 2009-06-04 3674
759 [2009/06/03] 우리말) 생각과 生覺 id: moneyplan 2009-06-03 3437
758 [2009/06/02] 우리말) 죽음과 서거 id: moneyplan 2009-06-02 3821
757 [2009/06/01] 우리말) 안녕과 앞날 id: moneyplan 2009-06-01 2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