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4] 우리말) 돌팔이와 단감

조회 수 3968 추천 수 0 2017.02.24 10:14:42

.

안녕하세요. 

주말에는 날씨가 좀 풀릴까요? ^^*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돌팔이와 단감]
낱말의 뜻을 오해하고 있는 사례 가운데 ‘돌팔이’라는 말이 있다.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돌팔이’의 뜻을, ‘돌’과 관련지어 생각하고 있다. ‘돌멩이를 파는 엉터리 장수’라고 지레 짐작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이 말은 원래 남의 직업을 낮추는 말이 아니다. ‘돌팔이’는 요즘처럼 상설 붙박이 가게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생겨났다. 그 시절의 장사꾼 가운데는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바로 그런 사람을 ‘돌팔이’라고 한다. 요즘 말로 ‘행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돌팔이’의 ‘돌’은 돌멩이가 아니라 ‘돌아다니다’의 첫 글자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디 ‘돌팔이’는 부정적인 말이 아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이 말을 부정적으로 쓰다보니까, 요즘에 와서는 ‘돌팔이’란 말에 ‘제대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엉터리 사람’이란 부정적인 뜻이 보태진 것이다.
‘단감’이란 말도 뜻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단감’의 ‘단’이란 말이 ‘달다’, ‘달콤하다’는 뜻인 줄 알고 있는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달기로 말하면 단감보다는 연시나 홍시가 훨씬 더하다. ‘단감’의 ‘단’은 달다는 뜻이 아니라, ‘단단하다’는 뜻이다. 단감은 단단한 감이다. 그와는 달리 완전히 익어서 말랑말랑한 감은 ‘연시’라 하는데, 글자 그대로 ‘연한 감’이라는 뜻이다. 
비슷한 사례를 한 가지만 더 들면, 우리가 자주 쓰고 있는 ‘야산’이라는 말이 있다. 흔히 ‘야산’의 ‘야’가 한자 ‘들 야(野)’ 자에서 온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실제 몇몇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실려 있기도 하다), 사실은 우리말 ‘야트막하다’에서 첫 음절을 딴 것이다. 그러니까 ‘야트막한 산’이 바로 ‘야산’인 것이다. ‘단감’과 ‘야산’은 서로 짜임새가 같은 말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진돗개와 진도견]

안녕하세요.

어제 '개나릿길'과 '개나리길'을 소개해 드렸더니,
아래와 같은 댓글이 달렸네요.
그래서 그 밑에 있는 글을 답글로 보내드렸습니다.
오늘 아침에 일터에 나와서 보니 제 답글을 보시고 다시 댓글을 주셨네요.
그 글까지 소개합니다.

고맙습니다.


댓글)
사이'ㅅ'에 관한 문제로 '진돗개'도 고유 지명인 진도의 개이기 때문에 '진돗개' 가 아니라 '진도개'가 맞지 않을까요? 
그래야 형평성과 논리성이 있지 않을까요?

답변)
제가 알기로,
표준말에 '진도개'가 아닌 '진돗개'가 바르다고 하니(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진도와 진돗개 협회에서 진도라는 지명이 불분명해진다고 해서 문광부로 '진도개'로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민원을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광부 처지에서는 그런 예외를 인정해 주기 어려웠겠죠.
그래서 궁색하게나마 만든 게 '진도견'입니다.
우리말 '개'를 버리고 한자말 '견'을 써서 사이시옷 문제를 비켜간 거죠.
그러나 이야말로 '개 같은 경우'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말을 잘 쓰고자 만든 규정 때문에 순 우리말을 버리고 한자말을 쓰게 되었으니 이게 개 같은 경우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


또 댓글)
성의있는 답변에 감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진도견'은 사이'ㅅ'때문에 이를 비켜가고자하는 
궁여지책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했는데 
사실은 진도에서는 '진도개'와 같이 '진도견'이란 어휘를  
1950년대부터 반세기 이상을 써 온 어휘입니다. 
따라서 진도견은 이제 새로 만든 조어가아닙니다. 

사이 시옷 이외에도 우리나라의  어문정책에 
일관성이나 논리성이  
부족한듯 싶은 것이 심심찮게 보여  
유감이 많습니다. 
잘못되어 고쳐야 할 곳이 한두 가지가 아닌 듯 싶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한 나라의 어문정책이 
이렇게도 비논리적이고 허술한가 싶은 생각에 
섭섭한 마음이 자꾸만  드는군요. 

이런 일로 국립 국어원이나 KBS한국어 연구회로 전화를 하면 
전화 받는 분이 경직된 음성에 경계하는 듯한 어조로 
전화를  받기에 전화상으로 계속 얘기하기도 그렇고 그렇습디다. 

정말 완벽한 어문정책을 펼칠 수는 없을까요? 





여러분이 댓글을 달아주시면 이렇게 같이 공부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주 아무개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현재 쓰이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진돗개'와 '진도견'만 올라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87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391
2056 [2012/10/15] 우리말) 과일주와 과실주 머니북 2012-10-15 4012
2055 [2012/06/11] 우리말) 집념과 집착 머니북 2012-06-11 4011
2054 [2016/04/06] 우리말) 감치다(2) 머니북 2016-04-06 4010
2053 [2008/10/22]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0-22 4009
2052 [2015/03/09] 우리말) 봉오리와 봉우리 머니북 2015-03-09 4004
2051 [2007/03/27] 우리말) 이자는 길미로... id: moneyplan 2007-03-27 4004
2050 [2012/07/27] 우리말) 화이팅/파이팅 머니북 2012-07-27 4003
2049 [2013/05/03] 우리말) 신토불이 머니북 2013-05-03 4000
2048 [2013/03/26] 우리말) 입찬말 머니북 2013-03-26 3999
2047 [2008/05/31] 우리말) 가는 5월이 아쉬워...(핏줄 쓰이다) id: moneyplan 2008-06-03 3999
2046 [2014/08/22] 우리말) 빨간색/빨강색 머니북 2014-08-22 3997
2045 [2009/12/04] 우리말) 밥버릇과 식습관 id: moneyplan 2009-12-04 3996
2044 [2007/02/03] 우리말) 기상 예보의 정밀도? 정확도? id: moneyplan 2007-02-05 3996
2043 [2014/02/10] 우리말) 발자국 소리 머니북 2014-02-10 3995
2042 [2011/07/20] 우리말) 발자국과 발걸음 머니북 2011-07-20 3994
2041 [2007/09/13] 우리말) 노란 단풍 id: moneyplan 2007-09-13 3994
2040 [2017/07/26] 우리말) 어쭙잖다 머니북 2017-07-27 3993
2039 [2016/03/22] 우리말) 마라고/말라고 머니북 2016-03-22 3993
2038 [2011/09/16] 우리말) 괴발개발과 개발새발 머니북 2011-09-16 3991
2037 [2011/06/20] 우리말) 두루뭉술 머니북 2011-06-20 3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