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23] 우리말) 천장인가 천정인가

조회 수 3910 추천 수 0 2017.06.24 15:12:12

예전에는 동물에는 '서식'을 쓰고
식물에는 '자생'을 썼는데,
지금은 식물에도 '서식'을 쓸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천장인가, 천정인가]
물가가 안정되었다는 당국의 발표는 장바구니를 든 서민들에게는 언제나 공중에 뜬 허언이다. 특히 집값과 사교육비는 끝을 모르고 오르고 있다. 물가 인상폭이 큰 것을 두고 “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고 한다. 이때의 천정부지는 ‘천정을 알지 못하고’라는 뜻으로 쓴 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천정’은 ‘天井’[텐죠오]라는 일본말의 한자음이다. 우리말은 ‘천정’이 아니라 ‘천장’이라 해야 맞다. ‘천정부지’를 굳어진 말로 보아 국어사전에 올려놓기는 하였지만, 당장 ‘천장부지’로 옮기는 것이 어색하기 때문이라면 아예 우리말로 바꿔서 “물건 값이 천장을 모르고 올라간다.”고 쓰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집집마다 있는 ‘장롱’도 받아쓰기를 해보면 자주 틀리는 말이다. ‘장롱’의 ‘롱’을 ‘농’으로 잘못 쓰는 사례가 많다. ‘장’은 ‘옷장’이나 ‘이불장, 찬장, 책장’과 같이 물건을 넣어두는 가구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고, 나무로 네모나게 만든 그릇을 ‘궤’라 하는데, 이 궤를 여러 층으로 포개 놓도록 된 옛날식 가구를 ‘농’이라 한다. 이 ‘장’과 ‘농’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 ‘장롱’인데, 이때 ‘농’의 표기가 ‘롱’으로 바뀌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또, 자전거를 탈 때, 바퀴로부터 튀어 오르는 흙을 막기 위해 바퀴 위에 덮어 대는 장치를 흔히 ‘흙받이’라고 부르고 있다. 자동차 바퀴에도 이러한 장치가 있다. 그러나 표준말은 ‘흙받이’가 아니라 ‘흙받기’가 맞다. 쓰레기를 받아내는 기구가 ‘쓰레받이’가 아니라 ‘쓰레받기’인 것과 마찬가지 경우가 되겠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막걸리]
안녕하세요.

요즘은 곡차로 막걸리를 많이들 드시네요.
저도 오늘 저녁 한잔할 때 막걸리를 마셔볼 생각입니다. ^^*

1. 막걸리는 '막 걸렀다'고 해서 붙인 순 우리말입니다.

2. 여기에 올해 나온 햅쌀로 만든 막걸리라고 해서 '막걸리 누보'라고 하는 것을 봤습니다.
프랑스말인 누
보(Nouveau)는 `새롭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보졸레 지방에서 그해 수확한 포도로 만든 포도주라는 뜻이죠.
이를 본떠 `막걸리 누보`라고 이름 붙이고 그해 수확한 우리 쌀로 만든 막걸리를 말하는데,
이렇게 보졸레 누보에 빗대어 말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왠지 꺼림칙합니다.
`막걸리 누보`가 인터넷에서 떠돌다 상표로 등록되고 사전에까지 오르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3. 대포는 큰 술잔을 이릅니다. 막걸리는 흔히 큰 술잔에 따라 마시기에 술을 별 안주 없이 큰 그릇에 따라 마시는 집을 대폿집이라고 합니다.
대포와 집이 합쳐져서 대폿집이 되었고, 뒤에 오는 '집'을 세게 소리 내 [대ː포찝]이라고 해야 합니다.


4. '니나노'는 경기 민요 늴리리야와 태평가 따위의 후렴구에 나오는 소리였는데, 흔히 술집에서 젓가락 장단을 치면서 부르는 노랫가락이나 대중가요를 이름씨(명사)로 니나노라고 합니다.
'니나노'는 술집에서 시중드는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도 쓰는데, 
흔히, 한복을 입은 접대부의 시중을 받으면서 젓가락 장단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며 술을 마실 수 있는 집을 '니나놋집'이라고 합니다.
(사전에 오른 뜻은 아닙니다. 오랜(?) 경험에 따라 정의한 겁니다. 저 말고 남들이...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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