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28] 우리말) 한판과 한 판

조회 수 4683 추천 수 0 2017.06.29 09:34:56

.

안녕하세요.

예전에 보낸 편지를 붙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한판과 한 판]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 받은 행복한 경영이야기라는 편지에 좋은 글이 있네요.


좋은 사람이라고 믿으면 좋은 사람이 된다 
상대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어라.
그러면 그 사람은 반드시 좋은 사람이 된다.
우리가 돌려받는 것은
우리 마음을 투사한 것에 대한 반사임을 잊지 말라.
- 맥스웰 몰츠 박사

좋은 글이라 함께 읽고 싶어 소개했습니다. ^^*


제 일터에서 지난 연말에 두 분이 다른 부서로 옮겨가셨습니다.
한 분은 승진해서 가셨고, 다른 한 분은 기획실에 너무 오래 계셔서 이번 참에 연구실로 돌아가셨습니다.
비록 저와 짧은 6개월을 같이 살았지만 저에게 큰 도움을 주셨던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그분들이 가신 뒤 아직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수일 안으로 그분들을 모시고 새로오신 분들과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게 한판 벌여볼 생각입니다. ^^*

오늘은 '한판'을 알아보겠습니다.
쉽습니다. ^^*

'한판'은 
"한 번 벌이는 판"으로
한판 승부를 겨루다, 동네에 한판 큰 잔치를 벌였다, 너, 사업 한판 벌여 보고 싶은 생각 없니?처럼 붙여 씁니다.
그러나 '한 판'은 "승부를 겨루는 일을 세는 단위"라는 뜻이므로
씨름 한 판, 바둑 한 판 둘래?처럼 띄어 써야 합니다.

'한잔'과 '한 잔'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잔'은 "간단하게 한 차례 마시는 차나 술 따위"지만,
'한 잔'은 술이건 차건 딱 한 잔을 뜻합니다.

한잔/한 잔, 한판/한 판이 좀 헷갈리시면 
'한'을 '두'로 바꿔서 써보세요. 그래서 말이 되면 띄어 쓰고, 말이 안 되면 붙여 쓰시면 됩니다.
열받으면 '한판 붙자'고 하지 '두 판 붙자'고 안하잖아요.
저녁때 아내에게 '한잔하고 갈게'라고 하지 '두 잔하고 갈게'라고 하지 않잖아요. ^^*

기획실에서 떠나신 분과 새로 오신 분을 모시고 낼모레 '한판' 벌여 '한잔' 할 생각입니다.
제 곁은 떠나갔다고 '한 판'만 벌이고 '한 잔'만 하면 너무 서운하겠죠? ^^*

고맙습니다.


보태기)
1.
'낼모레'는 내일모레의 준말로 "어떤 때가 가까이 닥쳐 있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2.
벌리다와 벌이다는 다릅니다.
'벌리다'는
둘 사이의 물리적인 간격을 넓게 하는 것이고,
'벌이다'는
어떤 일을 계획하여 시작하거나 펼쳐 놓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잔치는 벌리는 게 아니라 벌이는 것이므로,
'한판 벌여볼 생각이다'라고 써야 바르고 '한판 벌려볼 생각이다'고 쓰면 틀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874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4196
1676 [2008/01/18] 우리말) 왜 농촌진흥청이 국가기관으로 있어야 하는가 id: moneyplan 2008-01-21 4658
1675 [2017/02/24] 우리말) 돌팔이와 단감 머니북 2017-02-24 4657
1674 [2017/02/06] 우리말) 바둑에서 온 낱말 머니북 2017-02-07 4657
1673 [2011/11/14] 우리말) 막히다와 밀리다 머니북 2011-11-14 4657
1672 [2010/02/08] 우리말) 야식이 아니라 밤참 id: moneyplan 2010-02-08 4657
1671 [2008/02/21] 우리말) 농촌진흥청이 감치도록 야젓하게 일할 겁니다 id: moneyplan 2008-02-21 4657
1670 [2008/02/15] 우리말) 간첩의 순 우리말은? id: moneyplan 2008-02-15 4657
1669 [2007/05/04] 우리말) 금세와 금새 id: moneyplan 2007-05-04 4657
1668 [2007/04/11] 우리말) 비빔밥을 버무리다 id: moneyplan 2007-04-11 4657
1667 [2017/01/26] 우리말) 두꺼운 옷, 두터운 정 머니북 2017-01-27 4656
1666 [2008/11/01] 우리말) 잊혀진 계절이 아니라 잊힌 계절 id: moneyplan 2008-11-03 4656
1665 [2007/08/25] 우리말) 새롱대다, 강동거리다, 들마 id: moneyplan 2007-08-27 4656
1664 [2007/06/21] 우리말) '몽골어'와 '몽골 어' id: moneyplan 2007-06-21 4656
1663 [2007/04/10] 우리말) 싸 군과 국제전화 id: moneyplan 2007-04-10 4656
1662 [2011/07/29] 우리말) 늦장과 늑장 머니북 2011-07-29 4655
1661 [2011/04/06] 우리말) 자글거리다 moneybook 2011-04-06 4655
1660 [2007/02/23] 우리말) 경위의 순 우리말은 맹문 id: moneyplan 2007-02-27 4655
1659 [2012/02/23] 우리말) 우산을 뜻하는 순우리말은? 머니북 2012-02-23 4654
1658 [2011/07/20] 우리말) 발자국과 발걸음 머니북 2011-07-20 4654
1657 [2008/04/02] 우리말) 축제와 축전, 그리고 잔치 id: moneyplan 2008-04-03 4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