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8] 우리말) 미어지다

조회 수 4428 추천 수 0 2017.08.09 21:30:36

.

안녕하세요.

오늘도 여전히 덥네요. ^^*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미어지다, 엇걸리다 - 성기지 운영위원
자식을 잃은 부모 마음은 어떠한 말로도 나타내기 힘들다. “슬픔으로 가슴이 메어진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 말은 “슬픔으로 가슴이 미어진다.”라고 해야 올바르다. ‘뭔가가 가득 차서 터질 듯하다’는 뜻의 말은 ‘메어지다’가 아니라 ‘미어지다’이다. 따라서 슬픔이나 고통이 가득 차서 가슴이 터질 것 같을 때에는 “가슴이 미어진다.”와 같이 ‘미어지다’를 써야 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메어지다’는 어떤 뜻으로 쓰일까? 이 말은 ‘메다’에 ‘-어지다’가 붙은 말로 분석할 수 있는데, ‘메다’는 “목이 메다”처럼 “어떤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잘 나지 않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따라서 ‘메어지다’라고 하면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잘 나지 않게 된다’는 뜻임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경우에도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와 같이 ‘메어지다’보다는 ‘메다’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메어지다’와 ‘미어지다’처럼 작은 발음 차이로 쓰임이 달라지는 말들 가운데 ‘엇갈리다’와 ‘엇걸리다’가 있다. 가령, “팔을 엇갈리게 마주 잡으세요.”라는 말에서는 ‘엇갈리게’가 아니라, ‘엇걸리게’라고 표현해야 한다. ‘팔, 다리 따위가 이리저리 서로 겹쳐 놓이거나 걸리다’를 뜻하는 말은 ‘엇갈리다’가 아닌 ‘엇걸리다’이기 때문이다. “훈련병들의 총이 길가에 엇걸려 놓여 있다.”에서도 ‘엇걸리다’를 써야 한다. 이에 비해 ‘엇갈리다’는 ‘서로 어긋나서 만나지 못하다’라든지, “그와 의견이 엇갈렸다.”처럼 ‘생각이나 주장 따위가 일치하지 않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1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늦장과 늑장]

안녕하세요.

오전에 회의가 있었고,
또 제가 늦장 부리다 보니 이제야 편지를 보냅니다.

'늦장'은 "어떤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뜻의 '느리다'에서 온 것 같습니다.
늦장 부리다처럼 씁니다.

이 '늦장'을 '늑장'이라고도 씁니다.
늑장 대처, 늑장 보도, 늑장을 부리다, 늑장을 피울 시간이 없다처럼 씁니다.

늦장은 느리다에서 온 것 같은데,
늑장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늦장과 늑장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는 표준말입니다.
다만, 제가 알기로,
1980년대 말까지는 '늑장'이라는 말만 있고, '늦장'이라는 낱말은 없었습니다.
'늦장'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최근에 사전에 올라간 낱말입니다.

늑장 부리다 집에 늦게 들어가서 혼나지 마시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세요. 

주말 잘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581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1266
2016 [2007/01/09] 우리말) 동지나해 id: moneyplan 2007-01-10 4519
2015 [2011/06/23] 우리말) 사이시옷 문제 머니북 2011-06-23 4518
2014 [2017/09/18] 우리말) 이력’과 ‘노총’ 머니북 2017-09-18 4516
2013 [2013/07/03] 우리말) 아등바등 머니북 2013-07-03 4516
2012 [2011/05/11] 우리말) 외래어 표기법 기초 몇 가지 moneybook 2011-05-11 4514
2011 [2012/06/12] 우리말) 낯꽃 머니북 2012-06-12 4510
2010 [2015/11/17] 우리말) 싼 게 비지떡 머니북 2015-11-18 4509
2009 [2011/11/16] 우리말) 빼꼼과 빠끔 머니북 2011-11-16 4506
2008 [2007/10/10] 우리말) 한 수 위를 뜻하는 낱말은? id: moneyplan 2007-10-10 4505
2007 [2007/02/14] 우리말) 우리말이 어렵다고 하는 분들께 id: moneyplan 2007-02-14 4502
2006 [2013/09/05] 우리말) 부딪치다/부딪히다 머니북 2013-09-05 4499
2005 [2013/05/03] 우리말) 신토불이 머니북 2013-05-03 4495
2004 [2007/06/20] 우리말) 벼룩시장 id: moneyplan 2007-06-20 4495
2003 [2009/07/16] 우리말) 외래어표기법 받침 id: moneyplan 2009-07-16 4491
2002 [2007/10/05] 우리말) 저는 개으릅니다 id: moneyplan 2007-10-05 4489
2001 [2007/07/11] 우리말) 점점 나아지다 id: moneyplan 2007-07-11 4489
2000 [2008/03/27] 우리말) 짓북새를 놓으며 짓먹다 id: moneyplan 2008-03-27 4487
1999 [2012/05/07] 우리말) 너섬둑길과 여의도(2) 머니북 2012-05-07 4486
1998 [2013/12/31] 우리말) 일몰과 해넘이 머니북 2013-12-31 4486
1997 [2011/01/28] 우리말) 행안부와 까도남의 다른점 moneybook 2011-01-28 4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