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11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설과 구정]
안녕하세요.
설이 일주일 남았나요? 어머니가 설빔을 사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세뱃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마음이 설레는지 모르겠습니다. ^^* 설, 한가위는 듣기만 해도 좋은 것 같습니다.
1. 설을 흔히 구정이라고 합니다. 구정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음력설을 신정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를 다시 풀어보면 신정이라는 말이 쓰이면서부터 구정이라는 낱말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정은 1800년대 말부터 썼던 말이라고 합니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 문화를 짓밟으면서 우리 명절을 없애고 일본 명절인 신정을 쇠라고 한 것 같습니다. 일본 설인 신정을 쇠라고 하면서 우리 설을 구정이라 깔본 것 같습니다. 그 앞에서는 설이라고 하면 언제나 음력 1월 1일을 뜻했겠죠. 저는 설은 음력 1월 1일 하루뿐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연하장도 설에 맞춰 보냅니다. ^^*
2. 요즘 뉴스에서 물가가 올라 설 차례상을 차리는데 어려움이 크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얼마가 들거라고 시장조사 결과까지 말해줍니다. 근데 여기서 궁금한 게 있습니다. '차례'는 명절에 지내는 제사이고, 이 제사상이 차례상인데,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돌아가신 조상 수가 아닌 가족 수와 무슨 상관이 있죠? 가족이 100명이더라도, 제사를 모시는 조상 수가 1명이면 차례상을 차리는 돈이 적게 들 것이고, 가족이 2명이더라도, 제사를 모시는 조상 수가 100명이면 차례상을 차리는 돈이 많이 드는 게 아닐까요? 이는 설 음식을 장만하는데 4인 가족 기준으로 얼마가 들것 같다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뱀 다리 그리듯 차례상을 억지로 집어 넣다 보니, 차례상 차리는데 4인 가족 기준으로 얼마라는 엉터리 말이 된 것 같습니다.
3. '설밥'이라는 멋진 낱말이 있습니다. 설에 먹는 밥이 아니라, 설에 오는 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이번 설에 눈이 올까요?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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