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지난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들이키다와 들이켜다]
안녕하세요.
어제 보내드린 편지 아래쪽에 붙은 예전에 보낸 편지에 틀린 게 있어 바로잡고자 합니다.
편지에서 '애와 함께 봄기운을 맘껏 들이키고...'라고 썼는데, '애와 함께 봄기운을 맘껏 들이켜고...'라고 써야 바릅니다.
내친김에 오늘은 '들이키다'와 '들이켜다'를 갈라보겠습니다. '들이키다'는 "공간을 넓히려고 바깥쪽으로 물리어 내다."는 뜻을 지닌 '내키다'의 반대말로, "안쪽으로 가까이 옮기다."라는 뜻입니다.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발을 들이켜라처럼 쓰죠.
한편, '들이켜다'는 "세차게 마구"라는 뜻의 '들입다'에서 온 '들이'와 "물이나 술 따위를 단숨에 들이마시다"는 뜻의 '켜다'가 합쳐진 말로, "물 따위를 마구 마시다.", "술이나 물을 세게 켜다(마시다)."는 뜻입니다. 그는 목이 마르다며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잘도 못하는 술을 벌컥벌컥 몇 잔 거푸 들이켜고...처럼 씁니다.
이렇게 '들이키다'와 '들이켜다'는 전혀 다른 뜻입니다.
저는 어제저녁에 목을 좀 축이려고 뭔가를 들이킨 게 아니라 들이켰습니다. ^^*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