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8] 우리말) 이력’과 ‘노총’

조회 수 4263 추천 수 0 2017.09.18 12:58:44

.

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이력'과 '노총'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며 여행자의 계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취업 철이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마지막 학기를 보내며 많은 젊은이들이 사회의 문을 두드리는 계절이다. 취업을 위한 첫 준비가 바로 이력서를 쓰는 것이다. ‘이력’은 자기가 겪어 지내온 학업과 경력의 발자취이고, ‘이력서’는 이 이력을 적은 서류를 가리킨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자말 ‘이력’ 말고 순 우리말 가운데도 ‘이력’이 있다. 순 우리말 ‘이력’은 “많이 겪어 보아서 얻게 된 슬기”를 뜻한다. 가령, “이젠 이 장사에도 웬만큼 이력이 생겼다.”와 같이 어떤 일에 ‘이력이 나다’, ‘이력이 붙다’처럼 사용하는 말이다. 이럴 때 쓰는 ‘이력’과 한자말 ‘이력’은 전혀 다른 말이니 잘 구별해야 한다. 한글학회는 한자말 ‘이력’을 순 우리말로 바꾸어 ‘해적이’라 쓰고 있다. 자기가 지내 온 일들을 햇수 차례대로 적은 것이어서 ‘해적이’이다.

한자말과 순 우리말의 소리가 똑같아서 어느 한쪽이 잘 쓰이지 않게 된 사례가 더러 있다. 이때에는 주로 순 우리말 쪽이 한자말에 가려 버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줄여서 ‘노총’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생긴 지 한 세기가 되지 않았는데도 ‘노총’ 하면 누구나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떠올리게 되었다. 하지만 몇 백 년 이상 써 온 순 우리말 가운데도 ‘노총’이 있다. 순 우리말 ‘노총’은 “일정한 기일 동안을 남에게 알리지 않아야 될 일”을 뜻한다. 가령, “그 일은 노총이라, 일이 완성될 때까지 비밀이다.”처럼 쓰는 말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돋우다와 돋구다]

안녕하세요.

주말을 잘 보내셨나요?
저는 잘 쉬었습니다. ^^*

1. 
오늘 아침 7:35, MBC뉴스에서 '입맛 돋궈주는 봄나물'이라는 자막이 나왔고, 
7:38에는 기자가 '봄나물이 피로회복에 좋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둗구다는 안경 도수를 더 높게 하다는 뜻으로만 쓰이고,
우리 끌어 올려 도드라지게 하거나,
정도를 높이거나 하는 때에는 돋우다를 씁니다.
따라서, 호롱불의 심지를 돋우다, 벽돌을 돋우다, 화를 돋우다, 입맛을 돋우다처럼 써야 바릅니다.

2. 
지난주 금요일에 낸 문제 답은 '옹달'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옹달솥, 옹달시루, 옹달샘, 옹달우물만 올라 있습니다.
사전에 '옹달'이라는 낱말도 올려놓으면 말 쓰임이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옹달의 뜻은 자그맣고 오목한 꼴을 뜻합니다.

3.
지난주 문제를 맞히신 분 가운데 금요일에 답장을 보내신 모든 분께 오늘 안에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23명 이시네요.)
실은 오늘이 제 결혼기념일입니다.
남들은 모르는 저와 아내만의 기념일이지만,
오늘 같은 날 남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면 제 기쁨이 더 커질 것 같아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언제나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기쁘잖아요. ^^*

혹시,
아직 갈피표를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는데,
꼭 받아보고 싶다는 분이 계시면 오늘 안으로 저에게 편지를 보내주십시오.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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