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2] 우리말) 가족과 식구

조회 수 4581 추천 수 0 2017.09.26 08:37:32

.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가족과 식구

한가위가 사이에 낀 기나긴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직장인이라면 무척 설레는 때이다. 나라 밖으로 또는 나라 안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을 테지만, 더러는 가족과 함께 모처럼 만의 휴식을 꿈꾸는 이들도 있겠다. 그런데 ‘가족’과 ‘식구’는 어떻게 다를까? 일상생활에서 이 두 낱말은 거의 구분 없이 쓰이기 때문에, 그 뜻 차이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가족’은 한 집안의 친족, 곧 어버이와 자식, 부부 따위의 혈연관계로 맺어져 한 집안을 이루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말이다. 몇 십 년 동안 멀리 떨어져 살더라도 혈연관계에 있으면 모두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서 ‘식구’는 한 집안에서 함께 살며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이산가족이었던 아버님이 돌아오셔서, 이제 우리 집 식구도 한 사람 늘었다.”라고 할 수 있는데, 이때에는 앞의 ‘가족’과 뒤의 ‘식구’를 서로 맞바꾸어 쓸 수가 없다. 또, ‘식구’는 ‘가족’과 달리, “우리 사무실 식구가 벌써 열 명이 되었다.”처럼 한 단체나 기관에 딸려 함께 일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가족이나 식구나, 한 울타리 안에서 의식주 생활을 함께 영위한다는 점에서는 ‘집’이라는 공간이 중요하다. 하지만 가족은 꼭 한 집에 살지 않아도 성립하는 관계인 반면, 식구는 그렇지 않다. 하숙생이나 잠시 머무는 손님이라면 대가를 지불하든 않든 식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가족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멋쩍다]
안녕하세요.

요즘 날마다 중국 상하이 외교관 이야기로 뜨겁네요.
어제저녁에 동료와 자리를 같이 하고 있는데 옆 자리에서 상하이 외교관들을 호되고 나무라며
모든 공무원을 싸잡아서 욕하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멋쩍더군요.
저는 깨끗한 공무원이요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듣고 있자니 민망하고...
그래서 그냥 그 자리를 나와버렸습니다. ^^*

어제 보내드린 편지에서 
'연루하다'보다는 '버물리다'를 쓰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댓글에
걸리다, 얽히다, 줄대다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신 분이 계시네요.
고맙습니다. ^^*

오늘은 멋쩍다를 알아볼게요.
'멋쩍다'는 "하는 짓이나 모양이 격에 어울리지 않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입니다.
어색하고 쑥스럽다는 뜻이죠.
그는 자신의 행동이 멋쩍은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어 보였다, 나는 그들을 다시 보기가 멋쩍었다처럼 씁니다.

문제는 '멋적다'가 아니라 '멋쩍다'라는 겁니다.
'멋적다'를 '멋'이 '적다'로 가를 수 있다면 '멋적다'로 쓰는 게 바르지만,
그렇게 가를 수 없다면, 곧, 양이 많지 않다는 뜻이 없다면, 소리나는 대로 쓰는 게 바릅니다.
따라서 '멋쩍다'로 써야 합니다.

그런 낱말은
객쩍다, 겸연쩍다, 맥쩍다 따위가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날씨가 좀 풀리려나요? ^^*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37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935
2356 [2006/11/01] 우리말) 아빠, 원준이 또 똥쌌어요 id: moneyplan 2006-11-01 4683
2355 [2007/04/03] 우리말) 맞히다와 맞추다 id: moneyplan 2007-04-03 4678
2354 [2007/09/11] 우리말) 서슬이 시퍼렇다 id: moneyplan 2007-09-11 4674
2353 [2016/03/18] 우리말) 제비추리와 제비초리 머니북 2016-03-18 4668
2352 [2016/12/14] 우리말) ‘살처분’에 숨겨진 의미 머니북 2016-12-15 4660
2351 [2015/07/03] 우리말) 조촐한 자리 머니북 2015-07-03 4634
2350 [2015/03/25] 우리말) 조글조글 머니북 2015-03-25 4627
2349 [2016/05/09] 우리말) 집가심과 볼가심 머니북 2016-05-10 4626
2348 [2011/09/14] 우리말) 허섭스레기도 맞고 허접쓰레기도 맞습니다 머니북 2011-09-14 4621
2347 [2011/09/07] 우리말) 묏자리도 맞고 묫자리도 맞습니다 머니북 2011-09-08 4620
2346 [2006/12/01] 우리말) 저희 집은 콩켸팥켸입니다 id: moneyplan 2006-12-01 4611
2345 [2007/04/17] 우리말) 가름과 갈음 id: moneyplan 2007-04-17 4609
2344 [2006/12/08] 우리말) 찌뿌둥이 아니라 찌뿌듯 id: moneyplan 2006-12-08 4608
2343 [2012/09/07] 우리말) 주리팅이 머니북 2012-09-07 4604
2342 [2011/08/31] 우리말) 줄거리와 졸가리 머니북 2011-08-31 4604
2341 [2006/11/22] 우리말) 난 널 짜장 좋아한다 id: moneyplan 2006-11-22 4603
2340 [2016/09/01] 우리말) 곱다/예쁘다/예쁘장하다/아름답다/아리땁다/어여쁘다/귀엽다 머니북 2016-09-07 4597
2339 [2017/09/15] 우리말) 선지국밥과 선짓국 머니북 2017-09-15 4596
2338 [2011/11/02] 우리말) 오순도순과 오손도손 머니북 2011-11-02 4594
2337 [2013/07/31] 우리말) 우편번호 읽기 머니북 2013-07-31 4591